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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단체 이전 논란... "소진공은 왜 스스로 존재 이유 부정하나"

[인터뷰] 장수현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이전 저지 투쟁위원장 "혈세 낭비 저지할 것"

등록 2024.05.28 15:01수정 2024.05.28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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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현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이전 저지 투쟁위원장 ⓒ 심규상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현재 대전 중구 대흥동에서 유성구 지족동으로 이전하는 문제를 놓고 지역 갈등이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장수현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이전 저지 투쟁위원장은 "직원의 편리를 위해 원도심을 떠난다는 건 스스로 존재 이유를 부정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사장 박성효, 아래 소진공)의 이전 추진이 알려진 건 지난 4월이다. 현재 대전 중구 대흥동에 있는 공단 사옥을 오는 6월 유성구 지족동 KB국민은행 건물로 이전하는 방안 추진 중이다. 소진공은 사옥 이전이 ▲안전확보 ▲업무효율성 제고 ▲경비 절감 ▲복지향상 ▲공단 미래 확장성 측면에서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소진공은 지난 2014년 소상공인진흥원와 시장경영진흥원이 통합해 출범했다. 소상공인 육성과 전통시장·상점가 지원 및 상권활성화를 목적으로 설립된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기금관리형 준정부기관이다. 소상공인시장진흥기금을 운용하며 널리 알려진 온누리상품권을 발행하는 기관이기도 하다. 현재 7개 지역본부와 77개의 지역센터에 약 950 여명이 근무 중이다 이 중 대전 중구 대흥동 본부에는 기획경영본부, 소상공인본부,시장상권본부, 금융상권본부, 디지털혁신본부 등에 약 450여명이 있다

이전 추진 소식이 알려지자 대전 중구지역 상인회와 자생단체, 직능단체가 모여 '소진공 이전 저지 투쟁위원회'를 결성했다. 국민의힘 대전 중구 시·구의원도 소진공 사옥 이전 계획 철회를 촉구했다. 당시 박용갑 더불어민주당 중구 국회의원 후보(당선인)와 김제선 중구청장 후보(현 중구청장)도 소진공을 방문해 유성 이전에 대한 반대의 뜻을 밝혔다. 

28일 오전 장수현 소진공 이전 저지 투쟁위원장(대전상권위원회 회장)을 만나 소진공 사옥 이전에 반대하는 이유와 추진 현황 등을 자세히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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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중구 곳곳에 내길린 현수막. '소진공 이전은 중구의 죽음이다'는 글귀가 보인다. ⓒ 심규상

 
 - 현재 상황은?

"어제 세종에 있는 중소벤처기업부(아래 중기부) 앞에서 소진공 사옥 이전 반대 집회를 개최했다. 중기부를 찾아간 이유는 중기부도 소진공 본사 사옥 이전에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전 저지 활동을 하면서 대전시민들과 소상공인들의 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이전 반대 의견을 재차 확인하고 있다."

- 소진공은 직원들의 처우 개선과 업무 효율성 향상을 위해 사옥 이전은 필수적이라는 입장인데.


"거듭 말씀드리지만 사실이 아니다. 소진공에서는 엘리베이터, 주차장 등 소진공이 입주해 있는 건축물 이용 불편 문제를 내세워 이전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건물 이용에 대한 불편함이 있겠지만 이전을 할만큼 큰 문제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게다가 건물주 측에서 얼마 전 소진공 전용 엘리베이터와 한 층(753평) 무상 제공, 유료 주차 18면 무료화, 식권 할인 등 파격적인 제안을 했다. 소진공 측에서 이전 사유로 드는 직원 복지와 업무 면적 등 문제에 대한 해법을 내놓은 것이다. 소진공에서 이전의 이유로 내세운 문제가 모두 사라졌다".


- 소진공에서는 최근 5년 새 신입사원 퇴사율이 32%에 달한 이유도 건물 이용이 불편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실제 직원의 32%가 퇴사했는지 정보공개를 통해 확인하고 있다. 하지만 30%가 퇴사했다고 하더라도 건물 사용에 대한 불편함과는 큰 관련이 없다. 확인해 본 결과 직원들의 가장 큰 애로사항은 중소벤처기업부와 관계에서 발생한 업무량, 인력 부족, 저임금 등이다.

생각해 보라. 건물 사용이 불편해 퇴사율이 높아졌다는 게 말이 되나. 공단 내부 문제를 외부 문제로 돌리려는 얕은수와 다름없다."

- 그렇다면 소진공 측에서 유성으로 이전하려는 진짜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우리도 그게 궁금하다.  소진공에서 유성구로 이전하더라도 건물을 임대해 사용해야 한다. 소진공에서 앞서 제기한 경비 절감과 빌딩의 안전 관리 문제는 시설 교체 등으로 대부분 해소됐는데도 소진공 측에서는 이전 추진을 강행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사장의 고집 행정 등 이사장 개인적인 이유 외에 다른 문제는 없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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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중구 대흥동 대림빌딩 내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오는 6월 유성구 지족동으로 이전을 추진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 심규상


- 소진공 측에서는 다른 지역으로 가는 게 아니라 대전 내 유성구로 이전하는 만큼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는데.

"소진공이 애초 대전 중구 대흥동에 입주하게 된 이유가 있다. 소진공의 전신인 '소상공인진흥원'이 중구에 입주할 당시 중구에 있던 대전시청과 충남도청이 이전 되거나 이전이 예정돼 원도심 공동화가 심각한 상태였다. 이 때문에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 원도심 핵심지역인 대흥동에 입주하게 된 것이다.

지금도 원도심에 많은 소상공인들이 집중돼 있다. 만약 유성구로 이전할 경우 원래 존립 이유가 훼손돼 소상공인들의 이용 불편은 물론 원도심 활성화 과제에 악영향이 불가피하다."

- 소진공에서 이전하려는 곳은 유성구 지족동 KB국민은행 콜센터가 있는 건물이다. KB국민은행 측에서 이전을 위해 소진공 측에 특혜를 주고 있지는 않나.

"우리도 그 점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민은행 측에서 소진공 업무공간을 위한 인테리어 공사 등을 하고 있지 않나 하는 점 등이다. 오늘(28일) 국민은행 대전충남대표에게 이 점을 물었는데 '노후화로 인한 일반적인 전등 교체나 화장실 수리 등 외에 업무공간에 대한 인테리어 공사를 하거나 할 계획은 없다'고 답했다.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 예의주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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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이전 추진 소식이 알려지자 대전 중구지역 상인회와 자생단체, 직능단체가 모여 '소진공 이전 저지 투쟁위원회'를 결성했다. ⓒ 심규상


- 어떻게 해결해야 한다고 보나.

"소진공은 소상공인의 경영 안정과 전통시장, 상점가 등의 활성화를 위해 존재한다. 원도심에 얼마 남지 않은 공공기관 중에서도 특히 소상공인들을 위해 설립된 곳이 소진공이다. 직원의 편리를 위해 원도심을 떠난다는 건 스스로 존재 이유를 부정하는 일이다. 소상공인들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원도심에 남아야 한다. 소진공의 상징성과 효율성을 모두 갖추고 있는 곳이 지금의 중구 대흥동이다. 소상공인과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 그대로 존치해야 한다."

- 이후 활동 방향은?

"국회 정무위, 국토위, 산재위 등과 만나 이전의 부당함을 호소하고 있다. 소진공은 준정부기관이다. 국민의 혈세를 이전 비용으로 낭비하지 않도록 반드시 저지시키겠다."
#소진공 #대전중구 #대전유성구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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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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