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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사회, 이스라엘 라파 공습 비난... 네타냐후 "비극적 실수"

"전쟁 범죄로 조사해야"... 이스라엘 "민간인 사망 원인은 공습 후 화재"

등록 2024.05.28 09:10수정 2024.05.28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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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가자지구 라파 난민촌 공습 발언을 보도하는 미국 CNN 방송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가자지구 라파 난민촌 공습 발언을 보도하는 미국 CNN 방송CNN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가자지구 라파의 난민촌에서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민간인 수십 명이 사망한 것과 관련해 "비극적 실수"라고 인정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27일(현지 시각) 크네세트(의회) 연설에서 이스라엘군의 라파 공습에 대해 "민간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고 최선의 노력을 했으나 불행하게도 비극적인 실수가 있었다"라고 말했다고 AP와 로이터 통신, CNN 방송 등이 보도했다.

라파 공습으로 하마스 고위 간부 2명을 사살했으나, 이와 상관없는 대규모 민간인이 사망한 것에 이스라엘군의 잘못이 있다는 것을 인정한 셈으로 풀이된다. 

유엔 인권 대표 "공포 느낀다... 충격적"

그는 "라파에서 전쟁과 무관한 100만 명의 주민을 대피시켰다"라며 "전쟁과 무관한 사람들이 다치는 것은 비극"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이번 사건을 조사하고 있으며, 그것이 우리의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아비 하이만 이스라엘 정부 대변인은 "초동 조사 결과 공습에 따른 화재가 민간인 사망의 원인일 수 있다"라고 밝혔다. 처음부터 민간인을 겨냥한 공습이 아니었다는 것을 강조한 발언으로 보인다.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 보건부는 전날 이스라엘군이 라파의 서부에 있는 탈 알술탄 난민촌을 공습해 최소 45명이 숨지고 249명이 다쳤다면서 "사망자 가운데 여성 12명과 어린이 8명, 노인 3명이 포함됐으며 일부 시신은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불에 탔다"라고 밝혔다.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는 이스라엘군의 공격을 피해 내려온 140만 명의 피란민이 모여 있는 곳이다. 이스라엘군은 라파가 하마스의 마지막 근거지라며 국제사회의 만류에도 공격을 강행하고 있다. 


특히 유엔 최고법원인 국제사법재판소(ICJ)가 지난 24일 "라파 공격을 즉각 중단하라"는 긴급 명령을 내린 지 불과 이틀 만에 민간인 피해가 발생하자 이스라엘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 여론은 더욱 거세졌다.

폴커 투르크 유엔 인권 최고 대표는 "공포를 느낀다"라며 "난민촌 피해 현장의 사진은 끔찍하고 이미 수많은 민간인이 숨진 이스라엘의 전쟁 방법과 수단에 뚜렷한 변화가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인구가 밀집한 지역을 공습하면 민간인이 피해를 입는다는 것을 완전히 예측 가능한데도 저질렀다는 것이 충격적"이라고 지적했다.

국제사회 비난 커져... "전쟁 범죄로 조사해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라파에는 팔레스타인 민간인이 안전한 곳이 없다"라며 "이스라엘은 국제법을 존중하고 즉각적인 휴전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라고 말했고, 로베르트 하베크 독일 부총리도 "이번 라파 공습은 국제법에 어긋난다"라고 말했다. 

국제앰네스티는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이스라엘군의 이번 라파 공습을 '전쟁범죄'로 조사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성명에서 "이스라엘은 하마스를 공격할 권리가 있으며, 우리는 이번 공습이 이스라엘 민간인을 공격한 책임이 있는 하마스 고위급 테러리스트 2명을 죽인 것으로 이해한다"라고 이스라엘을 거들었다. 

다만 "전날 밤 수십 명의 무고한 팔레스타인인이 목숨을 잃은 이스라엘군의 라파 공습의 끔찍한 사진은 가슴 아프다"라면서 "우리가 분명히 말해왔듯 이스라엘은 민간인을 보호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예방 조치를 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영국 BBC 방송은 "난민촌에 엄청난 수의 민간인과 상당량의 인화성 물질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이번 공습이 어떻게 계획되고 실행되었는지에 대해 많은 의문을 제기한다"라며 "가뜩이나 훼손된 이스라엘의 이미지에 또 다른 타격을 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연설에서 "외부의 압박에 맞설 준비가 안 된 사람들은 패배의 깃발을 들지만, 나는 승리의 깃발을 게양할 때까지 싸울 것"이라며 "모든 전쟁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는 전쟁을 끝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만약 지금 포기하면 대학살이 또 벌어지고 테러 세력(하마스), 이란이 큰 승리를 거둘 것"이라고 휴전 가능성을 부인했다.

반면에 네타냐후가 연설하는 동안 예루살렘, 텔아비브, 하이파 등 이스라엘 주요 도시에서는 전쟁 종식과 인질 석방 협상을 촉구하는 시위가 열렸다. 
#이스라엘 #가자지구 #네타냐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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