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뽕나무에서 따온 뽕잎뽕 잎을 알맞은 시기에 따서 다듬는 동안 기분이 좋았다
이 숙자
차 만드는 일도 알맞은 시기가 있다. 모든 것은 시기가 있기에 그때를 놓치면 안 될건 없지만 가장 적당한 시기를 놓치면 그 싱그러움이 덜하게 된다. 뽕잎차 감잎차는 오월 중순부터 유월 초순까지다. 너무 늦으면 잎이 연하지를 않고 싱그러운 맛이 덜 하다.
다 때가 있다
다행히 큰댁 뒤뜰 밭 가장자리에 뽕나무 몇 그루가 있다. 매년 그 뽕나무에서 뽕잎을 따다가 뽕잎차를 만든다. 무슨 일이든 처음 하면 어렵지만 그 일도 하다 보면 익숙해져 망설임 없이 차를 만들기 시작했다.
오랫동안 차 생활을 해 오면서 계절을 맞이하고 자연의 흐름을 알고 산다는 것은 언제나 설렘이다. 매번 같은 재료로 차를 만들지만 맛은 조금씩 다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시기와 정성, 그리고 만드는 과정이다.
뽕잎도 혼자 따면 힘들 수 있을 텐데 항상 남편이 곁에서 도움을 주니 고마운 일이다. 집에 와서 바구니에 쏟아놓으니 제법 많다. 맨 먼저 줄기와 잎을 분류를 해서 세척을 한 다음 물기를 빼야 한다. 하루가 지난 다음 다시 잎을 하나하나 포개여 가위로 썰어야 한다. 혼자가 아닌 남편과 함께 하니 쉽게 작업할 수 있다.
나이든 노인의 삶은 자칫 무료할 수 있는 날들이지만, 나는 이렇게 남편과 함께 놀이를 찾아 즐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