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녹색연합이 '2022 맹꽁이 생태 모니터링'을 실시한 결과, 대전 도심 25곳에서 맹꽁이 서식이 확인됐다. 사진은 유성구 덕명동 은구비공원 초지에서 발견한 맹꽁이 성체.
대전충남녹색연합
SNS에 인생샷 명소로 소개되며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제주도 금오름.
관광객들은 그림처럼 펼쳐진 정상 분화구에서 화산석을 주워 소원을 비는 돌탑(소원탑)을 쌓고 사진을 찍고 가는 곳이다. 문제는 이 화산석(화산송이)이 맹꽁이처럼 작은 생물들에게는 이곳의 유일한 그늘이자 휴식처였다는 점이다.
금오름 정상부는 나무 그늘이나 식생이 충분히 우거져 있지 않아, 몸에 물기가 마르면 안 되는 양서류들은 화산석을 휴식을 취하거나 잠시 피신해 있는 장소로 이용하곤 했다. 하지만 관광객들이 화산석을 주워 돌탑을 쌓기 시작하면서 이들의 휴식장소가 없어진다는 지적들이 끊임없이 제기되었다.
결국 제주특별자치도는 지난 4월 초에 돌탑을 허물었다. 사실은 그 전에 한번 돌탑을 허물었었는데 사람들이 또 쌓았다고 한다. 그래서 이번에는 여기는 맹꽁이 서식지이므로 돌탑을 쌓지말라는 안내판을 추가로 더 설치했는데, 1개월여가 지난 뒤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돌탑이 허물어진 그 자리에 맹꽁이를 비롯한 작은 생물들의 집단서식이 눈에 띄게 확인된 거다.
"금오름 정상 물이 고인 분화구에 맹꽁이 울음소리가 요란하게 울려 퍼집니다. 산란 철보다 조금 이르긴 하지만 최근 많은 비가 내리면서 물웅덩이가 깊어지자 맹꽁이들이 짝짓기하기 위해 목청을 높이고 있는 겁니다. 습지 곳곳에서는 물 위에 떠 있는 맹꽁이 알도 쉽게 눈에 띕니다. 금오름에 맹꽁이가 돌아왔습니다."
(KBS, 2024.5.8)
어디선가 맹꽁이 울음소리가 들려오면 그곳에는 풀이 있고 습지가 있고 물 웅덩이가 생겨 얘들이 산란을 준비하고 있음을 뜻한다. 맹꽁이 울음소리는 한쪽에서 무엥무엥 울면 다른 수컷이 꾸엥꾸엥하며 화답하며 합창으로 이어진다고 한다.
유엔이 점점 사라져가는 생물 다양성과 그로 인한 여러 문제들을 생각해보자는 의미로 제정한 국제 생물다양성의 날, 맹꽁이 울음소리는 우리 자신을 여러모로 돌아보게 한다.
[참고자료]
- 박강현, '헌재 '기후 소송' 변론 나선 초등학생, "봄·가을이 줄었어요" (조선일보, 2024.5.21)
- '과천지구 발목잡은 '맹꽁이' 이주시킨다' (헤럴드경제, 2024.5.16)
- 이동희, '과천환경사랑연합회·환경실천연합 "맹꽁이 서식·중금속 검출된 곳…중학교 신축 부적합" (인천일보, 2023.9.18)
- 김은숙, '[기고] 맹꽁이울음을 위하여' (환경운동연합, 2024.3.14)
- 나종훈, "소원탑 치우니 돌아와"…맹꽁이 대규모 산란 (KBS 제주, 2024.5.8)
- 고경주, '제주 금오름서 돌탑 쌓지마세요, 맹꽁이들 말라 죽어요' (한겨레, 2024.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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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인생샷 명소 소원탑 허물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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