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 주관처 '서페대연(서울여성회 페미니스트 대학생 연합동아리)'의 참가자들
이진민
강남역 살인사건 추모행동에는 다양한 페미니스트들이 함께했다. 현재 '서페대연'에서 활동하며 현장 스태프로 함께한 A씨는 "강남역 여성 살해 사건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기억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참여했다"고 밝히며 "현장 스태프로서 일하면서 당당한 페미니스트가 되는 경험을 했다. 오늘의 기억을 갖고 앞으로 페미니스트라는 정체성을 유지하면 살아갈 것"이라 다짐했다.
요즘은 페미니스트이지만, 정체성을 드러내길 꺼려하는 이들이 많다. 이에 "그들의 마음이 정말 공감된다. 하지만 꼭 한 번 현장에 나왔으면 한다.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다. 온라인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만 있는 게 아니라 현실에 진짜 '페미니스트'가 있다는 걸 느낄 수 있다"고 밝혔다. 더불어 "현장에서 참가자를 보호하기 위한 다양한 제도를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페미니즘은 '여성만의 것'이란 편견을 깨는 이도 존재했다. '남성과 함께하는 페미니즘'에서 활동 중인 B씨는 "강남역 사건을 계기로 페미니즘을 접하면서 이런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남성 페미니스트'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페미니즘은 우리 사회를 바꾸고 있고, 개인의 삶도 바꿀 수 있다. 그 개인 안에 분명 남성들도 있다. 남성들이 이 문제에 참여하면 자신들의 삶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변화에 더 힘을 보탤 수 있다"며 연대의 손을 내밀었다.
페미니즘을 외치는 현장은 뜨거웠고, 따뜻했다. 공동 주최 단체명을 하나씩 호명할 때마다 열띤 환호를 보내고, 사회를 풍자하는 참가자의 발언에 웃음을 터트리고, 함께 노래를 부르며 참가자들은 '우리'가 되었다. 강남역 살인사건을 추모하는 포스트잇에 적힌 문구가 떠오른다.
"네가 바뀌었고 내가 바뀌었다. 우리가 힘차게 연대해 세상을 바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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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함 밖에 내세울 게 없습니다 계속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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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역 살인사건 8주기 추모행동에서 만난 '페미니스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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