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 유튜브 쁨지KOREA를 운영하는 쁨지
쁨지
[요약] 스포츠 유튜브의 시대다. 2022년 모바일인덱스의 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80% 이상이 유튜브를 시청하고, 사용 시간도 하루 1시간을 넘는 것으로 돼 있다. 유튜브랭크에서는 국내 161개 스포츠·운동 유튜브 목록을 제시하고 있다.
스포츠 유튜브에서는 선수 출신의 일인 크리에이터가 스포츠 행위를 통해 종목에 대해 많은 정보를 알려주고, 이런 역할을 통해 팬들과의 관계를 새롭게 만들고 있다.(장익영 교수) 자기 얘기를 전달할 수 없었던 스포츠인들이 유튜브를 통해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됐고, 일자리 등 활동 영역을 개척하고 있는 점도 돋보인다.(오태규 연구원)
부정적인 측면도 있다. 구독자에 기반한 수익 모델의 한계 때문에 선정적이거나, 때로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전문가인 양 방송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김세훈 기자) 억지를 부리거나 사실이 아닌 내용을 전파해 다른 사람의 인격이나 명예를 훼손하는 일도 나온다.(김완태 단장)
수영 유튜브 채널 '쁨지KOREA'를 운영하고 있는 '쁨지'는 이와 관련해 "방송을 위해 관련 분야를 많이 연구하고, 물어보고, 인용한다. 모를 땐 모른다고 솔직히 얘기한다"고 했다. 또 "생각하는 것보다 수입이 많지 않다. 애초부터 돈이냐, 지식나눔이냐는 방향을 명확히 설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매체 철학자 마셜 매클루언은 인간 신체와 정신의 확장을 뜻하는 모든 미디어는 인간이 세계를 보고, 구성하고, 소통하는 관계마저 변화시킨다고 말한 바 있다. 스포츠 유튜버는 영상이라는 새로운 기술 미디어로 한국의 스포츠를 둘러싼 권력, 지식, 담론 등의 지형을 변화시키고 있다.(사회자)
토론 참가자: 전 실업팀 수영선수 유튜버 '쁨지', 장익영 한체대 교수, 오태규 서울대 일본연구소 객원연구원(전 한겨레신문 스포츠부장), 김세훈 경향신문 기자, 김완태 프로농구 엘지 전 단장, 정인선 한겨레 기자, 사회 김창금 한겨레 기자.
일시: 4월 28일 줌 토론
사회자: 지난달 현주엽의 먹방과 스포테인먼트를 주제로 토론했고, 오늘은 2탄으로 '스포츠 유튜버 시대, 새로운 소통의 세계'로 정했다. 수영 유튜브 방송 '쁨지KOREA'를 운영하는 쁨지님이 자리를 함께했다. 어려서부터 전문 선수의 길을 걸어왔고, 지금은 5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로 활동하면서 선수와 동호인들을 지도하고 있다. 토론의 문을 여는 의미에서, 어떤 계기로 수영 유튜브를 개설하게 됐는지 쁨지님에게 묻고 싶다.
쁨지: 어려서부터 말하고, 발표하고, 전달하는 걸 좋아했다. 수영 선수로 '숨을 참고, 입을 다문' 지 정말 오래됐는데, 우연하게 수영 카페 SHC 강연회에 초청받았는데, 그때 반응이 좋았다. 수영과 강의를 합친 유튜브를 운영하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고민 끝에 시작했다.
김세훈 기자: 유튜브 하면서 시행착오도 있고, 대중 노출로 피해를 본 경험도 있을 것 같다. 유튜브 방송하면서 느끼는 어려움이나 바람 같은 것이 있다면?
쁨지: 유튜브를 한 지 4~5년 정도 되는데, 한계라고 하면 운동선수로만 살아오다 보니까 시야가 조금 좁은 부분이 있는 것 같다. 예를 들면 컴퓨터 다루거나 영상 제작할 때 처음에는 굉장히 어려웠다. 단순히 구독자 늘리는 게 아니라, 정확히 전달하고 싶었기 때문에 더 부족함을 느꼈다. 독학으로 모든 것을 극복했고, 최근에는 편집자와 함께 작업하고 있다. 종목 특성상 수영장에서 촬영해야 하는데, 초기에는 대관이 어려웠다.
김세훈: 유튜브를 하면서 좋은 점은 없나?
유튜브를 하면서 진짜 수영 현실을 알게 됐다. 생존 수영이 강화되고, 박태환의 영향으로 수영이 대중화된 측면이 있지만, 현장의 어려움은 여전하다.
쁨지: 진짜 수영 현실을 알게 됐다는 점이다. 선수 시절에는 경기에만 집중하다 보니 일반인들이 겪는 어려움을 알 수 없었다. 세월호 참사 이후에 사회적으로 생존 수영이 강화되고, 박태환 선수의 올림픽 무대 활약의 영향으로 수영이 대중화된 측면이 있지만, 현장의 어려움과 고충을 알게 되면서 어떻게 풀지 고민하게 됐다. 선수 출신 유튜버들이 등장하면서 수영 동호회가 활성화되고, 연령별 참여자들의 수영 수준도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실감한다. 개인적으로 가르치는 선수들이 저로 인해 새롭게 터닝 포인트를 잡을 때는 기쁘다. 스포츠 유튜버의 선한 영향력이 생기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다. 다중을 향해 노출돼있지만, 감사하게도 99% 이상의 댓글이 저에게 힘을 북돋아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