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준 수원시장이 4월 30일 시청 재난안전상황실 제2차 성인페스티벌 관련 현안 회의를 열고, “성인페스티벌 개최에 대한 찬반 의견이 있는데, 공론화를 추진해 시민 의견을 들어보자”고 제안했다. 이날 회의에는 수원시민단체협의회, 수원시학교운영위원협의회, 수원시학원연합회, (사)학교폭력예방위원회 등 시민단체 관계자와 수원시의회 의원, 수원교육지원청, 수원서부경찰서, 수원남부소방서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수원시
"삼성전자 수원캠퍼스 정도의 새로운 첨단산업 용지 공급"
이재준 시장은 도시 환경·설계 분야 전문가다. 정계 입문 전 협성대학교 도시공학과 교수와 학장, 아주대학교 공공정책대학원 초빙교수, 성균관대학교 건축학과 초빙교수 등을 역임했다. 노량진 뉴타운, 행정중심복합도시, 수원 호매실·화성 봉담·위례·광명지구 택지개발지구, 마곡 신도시, 쿠웨이트의 압둘라 신도시 등 국내외 유수 신도시 도시 계획·설계가 그의 손을 거쳐 갔다.
이 시장은 "과거에 굉장히 화려했던 수원시가 지금 수부도시로써의 지위를 잃어가고 있다. 특히 경제가 그렇다"라며 "수원에 기업을 유치하고 지원하기 위해 토지를 공급하면서 '도시계획전문가로서 경험과 지혜를 발휘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수원에 환상형의 첨단과학 혁신클러스터를 만들면 삼성전자 수원캠퍼스(약 150만㎡) 정도의 새로운 첨단산업 용지를 공급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관련 기사]
[인터뷰-2] 이재준 "윤석열, '1인당 25만 원' 수용하면 역사에 남을 수도" https://omn.kr/28imu
다음은 이재준 수원시장과 인터뷰 일문일답 요지이다.
- '성인 페스티벌' 개최가 무산되자, 주최 측은 6월에 다시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수원시에서 처음 열리기로 했을 때 강하게 반대했는데, 당시 어떤 상황이었나?
"처음 성인 페스티벌을 개최하겠다고 했던 민간 단체 공연장은 초등학교와 20m 거리에 있었다. 교육환경보호구역 50m 안에서는 유해업소 운영이 불가하다. 문제는 현행법에 일회성 공연에 관한 규정이 없다는 것이다. 법을 새로 만들어야 할 상황이었지만, 일단 지자체장으로서 강력하게 반대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행사를 개최하면 행정대집행도 불사하겠다고 강력한 메시지를 내보면서 대처했고, 결국 행사가 취소됐다.
이후 (행사 개최지가) 파주시로 넘어갔다가 또 서울시로 넘어갔다가 하면서 취소된 줄 알았는데 6월에 다시 공연한다고 하더라. 정치권이 나서면서 그렇게 됐다. 저는 교육 환경 보호를 위해 개최를 반대했는데, 이게 젠더 문제로 넘어간 것이다. 정치권에서 왜 여성은 되고 남성은 안 되냐는 단순 논리로 받아들였다. 이 문제는 시민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
- 공론화를 통해 문제 해결을 위한 어떤 방안을 찾을 수 있을까?
"도박, 카지노 관련 법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카지노를 하는 것은 개인의 권리이지만, 아무 곳에서나 하는 것은 막고 있지 않나. 그게 시사하는 것은 개인의 권리가 일반 불특정 다수의 권리를 침해할 수 있으니, 또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니, 특정한 곳에서 행사하라고 국가가 명령한 것이다. 이 문제도 그런 내용으로 법안을 만들면 된다.
여성 권리, 남성 권리를 논하면서 아무 곳에서나 공연하는 건 절대 반대다. 대신 그걸 잘 공론화해서 특별히 허가된 곳에서 공연하는 것은 있을 수 있다. 대도시인 런던, 동경, 뉴욕, 암스테르담 등은 성인을 위한 특별히 허가된 공간이 있다. 그런 곳을 제외하고, 특히 학교 앞 등에서 무분별하게 공연하는 건 공론화를 통해서 정리해야 한다."
- 오세훈 서울시장은 "민간 공연장에서 열릴 경우 관여할 생각이 없다"고 했는데.
"무책임한 발언이고 동의할 수 없다. '법에 없으니까 알아서 해라?' 시민들 목소리가 뭔지 따져보는 공론화 과정을 먼저 거쳐야 한다. 그냥 무책임하게 '나는 관여 안 하겠다' 그러면 지자체장, 리더가 될 의지가 없는 거다. 민간의 공간도 시민들의 의견에 따라서 정의해야 한다. 여성 대상, 남성 대상 공연을 떠나 시민의 찬성·반대 의견 대립이 극렬하다면, 공론장을 만들어 시민 의견을 듣고 결정하는 것이 올바른 민주주의다."
- 천하람 개혁신당 비례대표 당선자가 지방자치단체의 성인 페스티벌 금지 결정을 재고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AV(일본 성인물) 행사 개최가 남성 권리 존중이냐"고 비판했는데.
"(개혁신당의) 핵심 지지층인 20·30세대, 특히 젊은 남성을 대변한다는 생각에서 그런 의제를 던졌는지 모르겠지만, 천하람 당선자도 전체 국민을 위해서 일해야 하는 직업 정치인이다. 정치적으로, 젠더 문제로 갈라치기 하고 논란과 이슈를 키우면서 본질을 의도적으로 왜곡했다. 젠더 갈등으로 비화시켜 진정성 있는 토론과 논의를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천 당선자가 지난 4월 28일 언론 인터뷰에서는 약간 발을 뺐더라. '정치인에게 민감한 주제를 어디까지 건드려도 되는지 실험을 해본 셈'이라고. 일단 국민을 상대로 실험했다는 표현 자체가 직업 정치인으로서 조심할 필요가 있다. 만약 정말 국민을 상대로 실험했다면 굉장히 무책임한 직업 정치인이다. 지역 사회를 양분되게 갈라놓고 실험해 본 셈이라고 하다니, 이슈몰이만 하고 '나 몰라라'하는 무책임한 정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