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기도회에서 송기훈 목사가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고 있다.
송기훈
저는 영등포산업선교회에서 활동하는 송기훈 목사입니다. 저는 여러 노동조합에 연대하는 활동을 해왔습니다. 그래서 옵티칼지회의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여러 외국투기자본이 만든 회사들이 생각났습니다. '또 이런 곳에서 힘든 일이 생겼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통장 압류와 부동산 강제경매 소식을 듣곤 정말 악독하다고 느꼈습니다. 일종의 협박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지켜보고만 있어도 겁이 나요. 회사에 '정말 이 방법밖에 없었냐'고 묻고 싶었습니다. '왜 다른 방법을 마련하지 않았나요?'
상관없다는 착각
창세기에 보면, 카인과 아벨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형인 카인이 아우인 아벨을 살해하는데요, 카인에게 하나님이 '네 아우 아벨이 어디 있냐'고 묻습니다. 그러자 카인은 '내가 알지 못하나이다. 내가 내 아우를 지키는 자입니까'라고 답합니다.(창세기 4장 8절-9절) 이 구절이 '무상관성'에 대한 내용이라고 저는 해석합니다.
옵티칼 사측의 행동을 보면, 노동자들이 겪는 일이 자신과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듯합니다. '너와 나는 상관없어'라고 생각하는 거 같아요. 상관이 없으니까 압류와 강제경매로 그들의 삶을 부수겠죠. 하지만 상관없어하는 당신의 태도가 당신의 삶과 세상을 얼마나 끔찍하게 만드는지 아냐고 묻고 싶어요. 정말로 당신들은 상관이 없냐고요. 누군가의 삶을 파괴하는 게 반복되는 세상을 만들고 있으면서도 그게 정녕 당신과 상관없다고 생각하냐고요.
여기 사람이 있다는 걸 잊지 마세요
고공에 오른 조합원들을 만날 수 있다면, 안부부터 묻고 싶어요. 건강은 어떠냐고. 위에서 지낼 만 하시냐고. 투쟁하고 계시다는 것 알고 있다고. 비록 많은 도움이 안 될지라도 어떻게든 뉴스를 찾아보고 조금 더 자세히 소식을 찾을게요. 당신들의 투쟁을 잊지 않겠습니다.
가끔 마음이 불편한데 어떤 말로 기도해야 할지 모를 때 이문재 시인의 '오래된 기도'라는 시를 떠올려요. 시를 보면 가만히 눈을 감는 것만으로도, 손을 모으는 것만으로도, 하늘을 보며 숨을 천천히 들이마시는 것만으로도 기도하는 것이라고 해요. 제가 가끔 하는 방법인데, 조합원들도 마음이 불편할 때 해보시면 좋지 않을까 싶어요.
만약 사측을 만난다면, 사람을 함부로 대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어요. 누구나 사람을 함부로 대할 때가 있지만 이렇게까지 하진 않아요. 옵티칼 공장에 사람이 있잖아요. '여기 사람이 있다'는 걸 사측이 자꾸 잊고 사는 거 같아요.
PART 2 세상엔 상도(常道)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