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일 울산 동구 일산해수욕장 입구에 각 후보들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박석철
"대통령 담화가 기대에 많이 어긋나지만 당초 지지하는 후보 지지를 철회하지는 않을 것이다." - 울산 남구 신정시장 찾은 시민
"이번 대통령 담화는 해결책이 아니고 싸우자는 것이다. 국민의힘에는 마이너스 작용을 할 것 같다. 나도 평소 생각해 두었던 국민의힘 후보 지지를 고민하고 있다." - 신정시장 상인
22대 국회의원 선거를 일주일 앞둔 3일, 울산 남구 신정시장에서 만난 이들은 이틀 전 이뤄진 윤석열 대통령의 의료개혁 관련 대국민담화가 선거에 끼칠 영향에 대한 자신들의 생각을 가감없이 밝혔다. 그동안 국민의힘이 6개 지역구를 독차지해 온 울산에선 이번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가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울산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지역구는 남구갑과 동구, 북구 등으로 특히 남구갑은 더불어민주당 7호 영입인재 전은수 변호사와 현역 이채익 의원의 컷오프로 국민의힘 후보로 공천 받은 김상욱 후보가 맞붙어 주목을 받고 있다.
(주)여론조사꽃이 지난 3월 26일~27일 울산 남구갑 거주 만18세 이상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김상욱 후보 39.8%, 더불어민주당 전은수 후보 39.6%으로, 0.2%p 차로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여론조사 개요 하단 참조). 이 때문에 지난 2일엔 문재인 전 대통령이 울산을 찾아 후보들과 함께 지역을 누비며 지지를 호소하는 등 지원에 나서기도 했다.
"담화 메시지가 뭔지 모르겠다... 깝깝"
이렇듯 투표함을 열어보기 전까진 알 수 없는 상황이다보니, 대통령 대국민담화를 바라보는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나 지지자들의 속내가 복잡할 수밖에 없었다.
국민의힘 소속 한 구의원은 지금이 선거 기간임을 감안하면 다소 의외의 의견을 냈다. 그는 "이번 대통령 담화를 들어보니 진정성이 좀 덜한 것 같더라"면서 "좀 답답한 것이, 꼭 일이 터지면 뭔가 반성하고 해결하려고 하니 깝깝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미리미리 선제적으로 대응을 못하는 것 같다"며 "그리고 메시지가 뭔지를 모르겠더라. 하자는 것인지 아니면 의사들 뜻을 들어준다는 것인지"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소속으로 시의원을 지낸 한 인사는 "의대생 2000명 증원에 대한 구체적 설명이 부족했지만 대다수 국민이 찬성하는 정책을 반대하는 의사들과 협의를 하겠다는 것에서 선거를 앞둔 대통령의 고심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에서도 시행하려고 했지만 못 한 것을 윤 정부가 하겠다고 하는 것을 보면 꼭 필요한 정책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울산지역에서 꾸준히 중도로 평가 받아오며 지역마당발로 불리는 지역 기업인은 "그건 담화도 아니지, 자기 고집을 확인하는 것"이라며 "선거판에서 국민의힘은 죽으라고 하는 거나 다름없다. 저런 지도자는 평생 처음 본다"라고 혹평했다.
울산 남구와 울주군에서 봉사단체 회장직을 연임하고 있는 보수성향의 한 지역 인사는 "이번 대통령 담화에 대해서는 아무 이야기도 하지 않겠다"며 "그 이유는 울산 남구갑 국민의힘 공천이 엉망이라서"라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해결되겠지, 했는데... 결국 사태를 악화시키는 내용이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