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적 어르신긍정적 성격에 대한 정확한 예시를 찾으신 어르신
최은영(미드저니)
타이핑 하는 나도, 다른 어르신들도 듣다가 깜짝 놀랐다. 내가 더이상 설명하고 덧붙일 말도 없었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박수가 터져나왔다.
장점을 쓰자고 하면 간혹, 어떤 여자 어르신은 아무리 생각해도 자신에겐 장점이 없다고 하신다. 꼭 여자 어르신들만 난감해 하신다. 그럴 때 쓰는 치트키는 요리다. 밀키트나 배달음식이 없던 시절을 지나오신 분들이라, 요리만큼은 대부분 중간 이상이기 때문이다.
"아까 나온 운동처럼, 요리에 대한 이야기가 따로 있으실텐데요?"라고 내가 물어봤다. 어르신은 귀여운 벙거지 모자를 양쪽으로 푹 눌러쓰며 '그냥 애들이 잘 먹어줘서…'라고만 하시다가 낮고 작게 '어?' 하는 탄성을 지르셨다. 그 탄성이 어떤 신호가 된다는 것을 나도 이제는 안다.
"나는 요리를 잘한다. 우리 애들은 배달 음식보다 내가 직접 해주는 음식을 좋아한다. 냉이 된장무침, 씀바귀, 세발나물 같은 반찬을 잘 먹는다. 시골에 산 적도 없는데 시골 음식을 좋아하는 거 보면, 내가 요리를 잘했다는 뜻 아닐까. 아이들은 내게 시골밥상 음식점을 내보자고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