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장환 농촌진흥청 코피아 에콰도르 센터장사진출처 : 박장환 박사
박장환
정년을 마치고 남미 안데스 산맥으로 떠난 농업과학자가 있다. 고산지대에서 힘들게 생계를 잇고 있는 현지 농민들을 돕기 위해서다. 감자와 옥수수, 콩 등 29년 동안 농촌진흥청에서 밭작물 생산성 증대 기술을 연구해온 그는 현지의 영세 소농들과 함께 폰초(망또처럼 생긴 인디오 전통의상)를 두르고 씨를 뿌려왔다.
그런 그에게 힘든 점을 물었다. 처음에는 담담하게 답했다. 해발 2800미터가 넘는 고산지대여서 처음에는 몸무게도 빠지고 음식 적응도 안되었지만 시간이 해결해주었다고. 아내가 동행해주어 향수병도 없다고. 그러나 지난해 돌아가신 어머니 이야기 나오자 순간 그는 말을 잇지 못했다. 울고 있었다. 지난 3월 29일 밤 <오늘의 기후>(OBS 라디오) 생방송 전화인터뷰 순간이었다.
"작년 11월에 어머님이 돌아가셨을 때 임종은 물론이고 장례식조차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내내 가슴이 아플 뿐입니다. 이곳 에콰도르에서 한국을 가려면 아무리 빨리 가도 3일이 소요되는데...........(무음) 그게......(무음)"
그의 이름은 박장환이다. 경북대 농대를 나온 뒤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에서 29년간 식량작물을 연구해왔다. 땅콩처럼 고산지대 산비탈 등 이른바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는 작물을 연구해온 그는 지난 2020년 정년 퇴임 후 농촌진흥청의 해외지원사업인 코피아(Kopia) 공모 과정을 거쳐 지구 반대편 에콰도르 현지에서 또 다른 인생을 시작했다.
박장환 박사(농촌진흥청 코피아 에콰도르 센터장)와의 인터뷰는 에콰도르라는 나라이름이 도대체 무슨 뜻인지부터 시작되었다.
"이 곳 에콰도르(ecuador)는 스페인어로 '적도'라는 뜻입니다. 말 그대로 적도의 나라죠 남반구와 북반구를 가르는 한 가운데에 위도 0도상에 이 나라 수도인 키토가 위치하고 있습니다. 키토시에서 약 30분 정도 떨어진 곳에 적도탑이 있는데 전 세계에서 이 적도탑을 보려고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고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