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머하펜 시립극장 독일의 중소형 시립극장
H. Zell
그러나 좋은 시스템도 무턱대고 가져와 실행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독일 중소도시 극장의 경우 예술가 및 극장 관계자가 200명 이상 고용되어 있는 만큼 100억 이상의 예산이 든다. 통상적으로 독일 제작극장 예산의 약 75%가 인건비, 15%가 운영비, 10%가 제작비로 책정되는데 이에 대한 설득도 큰 과제이다.
문화 예산이 각 도시와 지자체 정치권의 결정에 달린 만큼 제작극장 시스템의 장점을 주장하기에 앞서 정확한 데이터와 통계 자료를 통한 비교 분석이 필요하다. 이는 문화 정책적 관점에서 극장이 도시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어떤 가치를 지니며, 미래 세대에 끼칠 영향까지 전망할 수 있어야 한다. 더 나아가 독일식 제작 극장의 이양이 아닌 한국의 문화예술계의 특수성을 고려한 대안도 제시되어야 한다.
한국과 같은 공연예술기관을 독일에서는 'Gastspielhaus'라고 부른다. 초대(순회) 연주공연장으로 번역할 수 있는데 예술가들의 순회 연주를 위한 공연장이다. 그러나 이는 공공극장에서 메우지 못하는 수요의 일부를 채우는 데 불과하다. 한국 문화예술기관은 예술가가 더 이상 손님으로 다녀가는 곳에 그치지 않아야 한다. 더 나아가 예술가들의 적극적 참여와 시민들의 요구가 더해진다면 한국식 공공제작극장의 실현은 그리 먼 미래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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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린을 연주하고 가르치는 일을 하다 독일에서 극장과 오케스트라 경영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독일의 공연문화예술과 문화정책이 주된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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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회관 혁신을 위한 독일 한인 예술가들의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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