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선수가 초등학교에 보낸 글로브
박은영
"나도 오타니 선수가 있는 미국에 가 보고 싶다"라고 말하는 아들의 얼굴을 보며 오타니 선수가사회에 미치고 있는 `선한 영향력`에 대해 생각해 본다.
지난 2009년부터 시작된 일본 생활도 어느덧 15년 차. 한국 드라마와 `욘사마`를 중심으로 하던 1차, 2차의 한류 붐이 지나고 `BTS`와 `트와이스`로 맞은 제3차 한류붐. 그리고 지금은 넷플릭스 등의 드라마가 가세한 4차 한류붐의 시대라고 했던가.
한국인 깜짝 놀라게 만드는 일본의 한국 사랑
확실히 내 주변의 일본인들, 특히 젊은이들의 한국 사랑은 한국 사람인 나도 깜짝 놀랄 정도이다. 신주쿠나 시부야 거리를 걷고 있으면 한국 연예인들의 얼굴이 걸려있고 K-pop이 흘러나오는 가게들이 즐비하다. 거리를 걷는 젊은이들의 패션과 화장도 한국 아이돌들을 보는 것만 같다.
심지어 아이의 초등학교 급식 메뉴에까지 `한국 풍 비빔밥`, `한국 양념치킨` 등이 자주 등장하는 걸 보면 어느 때보다 일본인들의 생활 가까이에 `한국`이 있음을 체감한다.
반면 한국의 일본을 향한 마음은 여전히 `우호`보다는 `적대감`이 앞서는 것이 현실. 일본을 찾는 한국인 관광객은 늘었지만,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 등의 문제로 일본을 향한 한국의 감정은 어느 때보다 차갑고 싸늘한 것만 같다.
"난 일본은 다 싫은데 오타니 쇼헤이는 좋아"라고 말하는 한국 지인들의 말을 들으며 왠지 모를 안도감이 드는 건 왜일까. 일본에 사는 많은 한국 동포들, 재일 교민과 교포들에게 일본은 여전히 용서하기 힘든 나라이지만, 동시에 이곳 일본이 자녀를 키우고, 경제 활동을 하며, 이웃들과 함께 웃고 웃는 일상의 터전이기 때문이리라.
MLB 개막전을 위해 한국에 입국하는 오타니 선수를 환호하는 한국 팬들의 모습을 TV로 바라보며 `한국에서도 사랑받는 일본인이 한 명쯤 있어서 다행이다`란 마음이 들었다.
스스로를 `반은 한국인, 반은 일본인`이라고 말하는 아이의 손을 잡고 동경 거리를 걸었다. `가깝지만 먼 이웃`인 한일 양국이 미움이 아닌 화해와 평화로 나아가는 길에 -물론 과거에 대한 일본의 진정성 있는 사과가 선행되어야겠지만- 오타니 선수와 그가 보여주는 선한 행보가 도움이 되었으면 하고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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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두껍게 할 글쓰기를 꿈꿉니다. Matthew 22:3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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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에 대한 환대, 그걸 보는 재일 교민의 복잡한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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