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거성 전 수석(청와대 근무 당시)
김거성
"비판에 보복이나 공격 생각하는 정부, 국민들의 불행"
- 지난 14일 황상무 수석이 MBC를 포함한 출입기자들과 식사 자리에서 "MBC는 잘 들어. 내가 정보사 나왔는데 1988년 경제신문 기자가 압구정 현대 아파트에서 허벅지에 칼 두 방이 찔렸다"는 말을 했다. 당시 이 발언을 듣고 어떤 생각이 들었나.
"그 발언이 지금 대통령실의 분위기나 입장을 고스란히 표현한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입틀막'이란 표현이 나올 정도이지 않나. 물론 특정 언론 등이 마음에 들지 않을 수도 있다. 지난 정부 때에도 일부 단체들이 청와대 입구에서 아예 상설 집회장을 꾸리고 정권을 계속 비난했다. 하지만, (전 정부는) 그런 과정을 거치며 민주주의도 성장해 가는 것이라 생각하며 받아들였다."
- 전 시민사회수석의 입장에서 현 시민사회수석 발언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보나.
"언론이 정권을 칭찬하기만 기대하고 비판의 소리에는 귀를 막는 것도 큰 문제일진대, 그런 비판에 보복이나 공격을 생각한다는 것, 그 자체로 민주주의의 근간을 뒤흔드는 일이다. 민주시민으로서의 기본을 갖추지 못한 사람들이 그런 자리에 있다는 사실이 국민들의 불행이다."
- 지난 16일 황상무 수석은 위 '회칼 테러' 발언과 관련하여 "저의 언행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럼 이제 이 일은 마무리가 된 것으로 보는지?
"보좌진은 자기 입은 없다. 대통령을 대신해 말하고, 듣는 참모일 뿐이다. 그런데 대통령실에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그 자체가 (이번 일이) 발언을 한 개인의 일탈로 볼 수 없다는 확증을 갖게 한다."
- 한편, 황상무 수석은 지난 14일 같은 자리에서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두고 "배후가 있다고 의심이 생길 수 있다, 다만 증거가 없으면 주장하면 안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 발언에 대해서는 아무런 입장을 내지 않았다. 어떻게 생각하나.
"민주화운동을 폄훼하는 생각이 바탕에 깔려 있기 때문에, 스스로 당당하고 아무 유감 표현도 없는 것 아니겠는가?"
- 광주 5·18 폄훼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국민의힘 도태우 예비후보는 공천 취소에 반발해 탈당하며 대구 중·남에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그리고 여당인 국민의힘은 대구 중·남에 아직 후보를 내지 않고 있다. 이런 현상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여당이 대구 중·남 후보 공천을 취소한 도태우 변호사 자리에 후보를 내지 않거나 약체인 '무늬만' 후보를 낸다면, '5.18을 존중한다, 헌법정신에 담겠다'는 여당의 표현들이 눈앞의 표만 의식한 입에 발린 표현일 뿐임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