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옵티칼하이테크 지회를 찾은 정영미 교사올해 2월 16일, 한국옵티칼하이테크 지회에 정영미 교사가 연대방문했다.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저는 전라남도 고흥에 있는 고흥고등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사회를 가르치는 정영미 교사입니다. 정치와 법, 경제, 공통사회 등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저는 '교육노동자현장실천'이란 단체에 속해 있습니다. 방학마다 어려운 싸움을 하고 계신 분들을 뵙고 있는데요, 옵티칼은 현장에 대해 공부를 하면서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공장에 어떤 안 좋은 일이 생기고 회사는 고용승계를 안 해주겠다고 하는 이 상황에 기시감이 들어요. 이전에도 여러 사업장에서 있었던 일이잖아요. 저도 몇몇은 뉴스로 접하고 몇몇은 현장에 직접 가서 접했는데요. 김주익 열사, 배달호 열사, 쌍용자동차 사건 등이 생각나요.
20년 정도 지난 사건들도 있는데, 지금도 비슷한 일이 되풀이 된다는 게 참담해요. 회사의 목표는 그때마다 똑같았어요. 노동조합을 무너뜨리는 것. 특히 이번 간접강제금 강제집행은 누가 봐도 이유가 뻔하잖아요. 감당할 수 없고 감당할 필요도 없는 돈으로 노동조합을 무너뜨리고 노동자에겐 죽으라고 하는 것. 자존감을 무너뜨리는 치사한 짓이에요.
학교에선 평등한 사회가 좋은 사회라고 자주 가르쳐요. 누구나 존중받을 마땅한 권리를 갖고 있다고, 돈 때문에 자존감 버리고 차별당하는 세상은 옳지 않다고요. 그런데 학생들은 이미 알고 있어요. 구조를 잘 알진 못해도. 빈부격차 같은 것들 때문에 우리 사회가 평등하지 않다는 걸요. 그런 말을 학생들이 하면, 저는 굴복하지 않고 싸우는 사람들이 있다고 말해줘요. 그럼 학생들이 공감하고 고개를 많이 끄덕여요.
가끔 그런 학생들도 있어요. 자기는 그런 불쌍한 노동자가 안 될 거라고. 자기는 부자될 거라고. 그럼 저는 이렇게 말해요.
"다 인간답게 살려고 하는 거 아니겠니. 자신을 지키려고 애쓰는 사람들이니까 불쌍하게 보는 게 아니라 응원하고 존중하면 좋겠다. 그리고 이렇게 나서서 싸워서 세상을 바꾸는 걸 감사해하면 좋겠다."
학생들한테 자주 하는 얘기가 있어요. 우리 사회가 그나마 여기까지 온 건 저렇게 싸우는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란 얘기예요. 우리 사회가 느리고 가끔은 실패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여기까지 온 건.
"한국은 외국 기업에 너무 저자세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