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백 정의로운전환을위한충남노동자행진 추진위원회 공동집행위원장
스튜디오R 양동민
'지옥문'이 열린 지구
작년 9월 21일 유엔총회 기후목표 정상회의에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지옥문이 열렸다"고 말했다. 수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리비아 홍수, 16만 5천㎢(남한 면적의 1.6배)의 산림이 불타고 200명이 넘는 희생자가 나온 캐나다 산불, 하와이를 잿더미로 만든 산불 등은 지옥문이 열렸다는 표현이 결코 과장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지금도 무시무시한 재앙이 벌어지고 있지만 시급히 대처하지 않으면 앞으로는 더욱 더 엄청난 기후재앙이 닥칠 것이다.
노동자는 실업재앙까지
노동자는 기후재난에 더해 고용재앙을 맞을 위기에 처했다.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 석탄화력발전소가 폐쇄된다. 가슴 아프지만, 나를 포함한 석탄발전소 노동자들도 동의했다. 그런데 정부는 노동자들의 충정에도 불구하고 석탄발전소에 다니는 노동자에 대한 제대로 된 대책을 내놓고 있지 않다. 오히려 대량해고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특히 내가 일하고 있는 충남의 석탄발전소가 심각하다. 전국의 석탄발전소 총 59기 중 절반에 해당하는 29기가 충남에 위치하고 있다. 그리고 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2036년까지 폐쇄되는 석탄발전소 28기 중 14기(태안 1~6호기, 당진 1~6호기, 보령 5,6호기)가 충남에 있다.
2021년 산자부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을 위한 폐지 석탄발전소 활용방안 연구' 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2034년까지 폐지되는 30기 인원 모두가 일자리 전환이 되지 않는다고 가정하면 최대 7935명의 일자리가 없어질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히고 있다. 폐쇄되는 석탄발전소가 전부 LNG발전으로 전환되더라도 4911명이 해고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상황은 심각하지만 정부의 대책은 부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