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하위 평가 20% 통보에 반발해 민주당을 탈당한 김영주 국회 부의장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입당식에서 입당 소감을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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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김 의원의 갑작스러운 당적 변경이, 지금까지 걸어온 정치적 노선이나 신념과 배치되는 것은 아닌지 논란이 일고 있다.
예컨대 이날 입당식을 마친 김 의원을 향해, 기자들은 지난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당시 진교훈 민주당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서며 윤석열 정권 심판을 외쳤던 데 대해 물었다. 그러자 김 의원은 "저는 그때 지도부가 아니었기 때문에 거기에 가서 유세하거나 참여하지 않았다"라며 "민주당 의원으로서 그 옆에 같이 참석만 했을 뿐, 그런 행동은 하지 않았다"라고 항변했다. 당시 김 의원은 자신의 블로그와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윤석열 정부 심판'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또한 기존의 진보적 가치를 여전히 유지하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저는 민주당에서도 보수가 있고, 국민의힘에서도 진보가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민주당 소속으로 4선까지 하며 장관도 역임했는데 '꽃길'만 걸어왔던 것 아니냐는 물음표도 나왔다.
그는 "꽃길만 걸은 게 아니다"라며 지금까지 자신이 어떤 어려움을 극복하며 정치 활동을 했는지 피력했다. 그는 자신이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던 건 "국민과 영등포 주민들의 응원" 덕택이었다며 "민주당 공천 과정에 열심히 일했던 의원들이 하위 10%를 받고, 친명 후보들을 집어 넣는 것을 보고 정치를 오래 한 제 경험으로 부당하다고 생각했다"라고 덧붙였다.
한동훈 비대위원장 역시 이날 입당식 전 출근길에서 '선거용 이합집산'이라는 비판이 나온다는 지적에 "누가 그런 비판을 하느냐? 어떤 이념적 비판이 나올 수 있느냐?"라고 반문했다. 그는 "정책적인 면에서 모든 게 같을 필요는 없다"라며 "다만 시장경제체제를 신봉하고 경쟁을 장려하는 정책을 가진 분"이라고 옹호했다.
이어 김 의원이 간첩죄 보완을 위한 형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던 점을 거론하며 한 위원장은 "저는 많은 부분에서 저희가 바라보는 지향점과 (김영주 의원이) 결코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오히려 국민의힘은 자유민주주의 정당"이라며 "우리의 기본 철학을 공유한다면, 다양한 생각을 가진 많은 사람이 모일 때 더 강해지고 유능해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한 위원장은 "김 부의장 정도의 생각은 지지하지만 국민의힘을 지지하기는 조금 불편하고 껄끄러웠을 분도 있을 수 있잖느냐? (김 의원이) 오셔서 외연이 넓어지고, 우리가 더 유연하고, 더 많은 국민을 대변할 수 있는 정당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도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