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휴게소 외부
월간 옥이네
금강유원지를 옆에 둔 금강휴게소. 경부 고속도로 양방향에서 출입할 수 있고, 빼어난 금강 풍광과 그 아름다움을 더욱 눈에 띄게 하는 건축물까지 갖춘 곳이다. 1971년 7월 개설, 2002년 개축공사 후 2003년 다시 문을 열고 운영 중인 금강휴게소는 한국 건축문화대상 우수상(2004), 충청북도 건축대상 금상(2004), 아름다운 화장실 최우수상(2004), 한국건축가협회상(2005) 등을 수상하며 건축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아왔다.
2012년에는 운전자들이 꼽은 '여행지보다 더 매력적인 고속도로 휴게소'(내비게이션 제조업체 '파인디지털' 운전자 1천여 명 대상 설문 조사 진행, 71%로 1위)로 꼽히며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비교적 최근인 2018년에는 MBC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 방송인 이영자가 이곳에 방문해 향토음식인 도리뱅뱅이를 먹고 장소와 음식을 극찬한 것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회차가 가능한 양방향 고속도로 휴게소는 금강휴게소를 포함해 단 4곳(서울만남의광장휴게소, 행담도휴게소, 마장프리미엄휴게소)뿐. 전국 200여 곳의 휴게소 대부분이 한국도로공사가 공간을 건설한 뒤 업체를 선정하는 방식인 데 비해, 금강휴게소는 건립 초기부터 현대그룹 계열사이자 현 현대백화점그룹의 모체인 ㈜금강개발산업이 건설·운영하다가 2002년부터 ㈜금강휴게소가 운영권을 매각해 운영 중이라는 점도 특별하다.
인근 금강유원지를 활용해 여름이면 수상스포츠(수상스키, 오리배, 바나나보트, 땅콩보트, 모터보트)를 즐길 수 있고, 2층 전문식당가에서는 도리뱅뱅이, 생선국수와 같은 옥천 향토음식도 판매한다. 자연 친화적 건축 방식에, 금강을 내다볼 수 있는 통창을 활용한 것 역시 눈에 띄는 점.
차량 500대, 1일 평균 6천 대가량 소화할 수 있는 넓은 주차 공간도 별도로 마련돼 있다. 사랑의 그네, 사랑의 자물쇠 등 소중한 이들과 추억을 남길 수 있는 공간은 여행지로서 금강휴게소가 갖춘 또 하나의 매력이다.
경부고속도로와 금강휴게소
금강휴게소가 자리하기 직전, 본래 이곳에는 현대건설 직원 숙소가 있었다. 박정희 대통령 집권 이후, 1968년 2월부터 1970년까지 2년 5개월간 있었던 경부고속도로 건설 당시였다. 현대건설이 충북 청원군 옥산면 몽단이에서 대전을 거쳐 옥천군 청성면까지 이어지는 대전공구(총연장 74km)를 담당, 토목공사를 진행한 것이다.
이 구간은 하천이 많고 추풍령 산악지형이 험준해서 여러 곳에 육교와 터널을 만들어야 해 경부고속도로 전 구간 중 공사가 가장 어려운 곳으로 손꼽힌다. 평균 1.6km마다 터널을 뚫거나 다리를 세워야 할 정도였던 것. 종일 수백 명이 노력해도 불과 30cm밖에 뚫지 못해 작업자들이 공사를 포기하고 달아날 정도였다고.
대전시 동구 가양동 대전 육교와 옥천 당재터널(현 옥천터널)이 그중에서도 가장 어려움이 컸다. 당재터널은 경부고속도로 건설 당시 전국에서 가장 긴 터널(585m)로 13번의 낙반 사고가 발생한 곳이기도 하다. 1970년 6월 27일 이 터널 공사를 끝으로 같은 해 7월 7일 경부고속도로가 개통됐지만, 여기에는 큰 희생이 있었다. 경부고속도로 공사 과정에서 77인의 순직자가 발생한 것이다.
금강휴게소 인근에 위령탑이 존재하는 것도 이러한 까닭이다. 시원하게 뚫린 고속도로를 달려 편하게 쉬어갈 장소가 마련되기까지 이러한 희생이 있었음을, 더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를 기억하며 이곳에 잠시 들러 추모한다면 더욱 의미 있을 테다.
세상에 금옥보다 더 귀한 것은 인간이 가진 피와 땀이다. 크고 작은 어떤 사업이나 피와 땀을 흘리지 않은 것이 없고 또 피와 땀을 흘리고서 무슨 일이고 이루지 못한 것이 없다. 여기 이 서울-부산 간 고속도로야말로 피와 땀의 결정이니 무릇 2년 5개월 동안 연인원 890만 명이 땀을 흘렸고 그중에서도 피를 흘려 생명을 바치신 이가 77명이었다.
그들은 실로 조국 근대화를 향한 민족 행진의 산업 전사요 자손만대 복지사회 건설을 위한 거룩한 초석이 된 것이니 우리 어찌 그들이 흘린 피와 땀의 은혜와 공을 잊을 것이랴. 여기 그들의 혼을 위로하기 위해 정성 들여 이 탑을 세우고 이 앞을 지날 적마다 누구나 옷깃 여미고 묵도를 올리리니 혼들이여 내려와 편안히 깃드옵소서. 웃으옵소서. - 1970년 6월 이은상 글 김충현 씀, 경부고속도로 건설 순직자 위령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