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도신문
그리고 이 작고 투박한 도구에는 여러 가지 과학이 숨어있다. 먼저 뼈가 가지고 있는 냄새는 물고기를 유인할 미끼 역할을 했다. 남포를 터뜨린 화약 냄새를 맡고 갈치 떼가 몰려온 것을 방파제 공사에서 흔히 목격한다. 그것을 생각한다면 이해가 쉽다. 돌보다 가공이 쉬웠고 뼈로 만든 낚싯바늘이 물에 뜨는 것을 보완하려고 돌을 갈아서 봉돌을 만든 결합식 낚시바늘로 발전했다.
채집과 사냥을 끝내고 이룬 농업혁명은 인류에게 정착 생활을 가져다주었다고 추측한다. 대량생산과 소비를 가능케 한 산업혁명은 현재 IT혁명으로 이어진 문명의 정수로 여기지만 인류학자와 고고학자들은 인류의 어로행위인 낚시가 없었다면 아마도 지금의 문명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어로행위가 사냥보다 중요할 때가 있었다. 선사시대 인류의 뼈에서 화학성분과 단백질을 분석한 결과 중석기 시대 사람들은 단백질 섭취량 80%를 강이나 바다에서 잡은 물고기에서 얻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문명과 거대한 제국들은 지금처럼 가축을 기르고 번식시키는 데 한계가 있었기 때문에 고대인은 물고기에서 단백질을 얻었던 것이다.
노르웨이에서 발견된 가장 오래된 낚시바늘은 남서부 노르웨이의 어느 동굴에서 발견된 43개의 낚싯바늘이다. 가장 오래된 것은 기원전 7,000년 것으로 추정한다. 이후, 서부 노르웨이에서 발견된 세 가지 형태의 바늘은 구부러진 후크 형태이다. 일본에서는 조몬시대 것으로 추정된 순록의 뿔로 만든 단식낚시 바늘이 발견되기도 했다. 지금의 낚싯바늘과 비슷한 형태인데. 이 바늘은 약점이 많다. 바늘의 폭이 동물 뼈와 뿔의 두께로 제한되어 대상 어종의 제약을 받았기에 인류는 돌과 뼈바늘을 연결해 만든 결합식 낚시바늘을 만들어 낸 것, 그야말로 인류도구사의 혁명이었다.
신석기시대 유적의 불모지였던 호남지역에서 신석기문화상을 밝혀준 중요한 작업은 분명 여서도 유적발굴이다. 여서도 패총은 목포대학교박물관에서 학술조사로 발견됐다. 지난 1996년 신석기시대 패총이 여서도에도 존재한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학계에서 시행한 지표조사였기에 신석기시대 토기 파편만 확인하였을 뿐 패총이 갖는 의미나 성격은 알 수 없었다.
그러다가 지난 2004년 정밀지표조사를 바탕으로 2005년 발굴조사를 실시했다. 조사결과 다양한 유물이 출토됐다. 그중에서 436점의 골각기, 고정식 작살 160점, 회전식 작살 3점, 역T자형 낚시 1점, 결합식낚시 바늘 46점, 축 11점을 확인했다. 바늘의 형태는 미늘이 없는 것, 안쪽에 있는 것, 바깥쪽에 있는 것 등 다양한 방식의 도구가 확인됐다. 재질은 동물의 뼈와 뿔, 치아 그리고 전복껍질로 만들어진 것이었다. 여서도 패총에서 발견된 고대인의 배설물 화석에서 연구기관은 선사시대의 식생활과 질병과 관련한 선사시대 환경복원 등을 위해 기생충 분석도 했다. 이것은 괄목할만한 고고학적 성과로 손꼽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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