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평가받는 주진우 전 대통령실 법률비서관이 1월 29일 부산시의회에서 22대 총선 해운대갑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김보성
언론은 대통령실 출신 인사 중 여당의 안방격인 '아랫목' 지역구에 단수공천된 인사가 주진우 전 대통령비서실 법률비서관(부산 해운대구갑) 단 1명뿐이라는 것에 주목했다. 하지만 그 외에도 윤 대통령의 입김이 닿은 것으로 보이는 인사는 다수 있다. 윤심을 바탕삼아 적극적으로 사고 당협 자리를 메우며 전진 배치됐던 '친윤' 성향 당협위원장들이다.
경기도 용인시병 지역구를 받은 고석 전 군사고등법원장은 윤 대통령의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후배이자 사법연수원 동기다. 윤 대통령과는 법조인 시절 때부터 인연이 있던 사이다.
인천광역시 동구미추홀구갑에 단수 공천된 심재돈 변호사 역시 윤석열 대통령의 사법연수원 1년 후배로 유명하다. 특히 검사 시절 대표적인 '특수통' 라인으로, 윤석열 대통령과 같은 수사팀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인물이다. 경기 의왕·과천시 지역구에 단수공천된 최기식 변호사는 작년 1월 해당 지역 당협위원장에 임명됐다. 그는 윤 대통령의 검찰총장 재직시기인 2020년 서울고검 공판송무부장이었다. 한동훈 위원장과는 사법연수원(27기) 동기다.
그 외에도 주목할 만한 인물들과 지역구는 많다. 윤 대통령 당선인 시절 정무특보를 시작으로 정책조정기획관을 거쳐 윤석열 정부 초대 미래전략기획관이었던 장성민 전 비서관은 경기도 안산시상록구갑 지역구를 받았다. 해당 지역구를 다져온 현 당협위원장을 누르고 받은 단수공천장이다.
예상대로 단수공천을 받은 친윤계(박수영·김성원 등), 경선으로 밀리게 된 '멀핵관'(권성동), 형식상만 경선인 '찐윤'(이철규), 비례대표 현역 의원을 꺾고 단수공천된 대통령실 출신(전희경) 등 '윤심'의 방증이라 할 만한 사례는 차고 넘친다. 이원모 전 대통령실 비서관이 서울 강남을 아닌 다른 수도권 지역구에 전략공천을 검토 중이라는 점, 윤 대통령의 40년 지기인 석동현 변호사가 컷오프 된 점이 집중적으로 조명된 탓에 잘 보이지 않는 디테일들이다.
심지어 아직 국민의힘 공천은 현재진행형이다. 용산 혹은 검찰 출신이지만 경선 대상자가 된 인사들이 얼마나 현역 의원을 꺾고 올라올지도 미지수이고, 중진 재배치나 전략공천(우선추천) 지역으로 설정된 곳에서 또 용산이 내려 꽂을지 알 수 없다.
윤-한 갈등, 재발될 수도 있다
한동훈표 공천이 끝까지 '조용한' 공천일지도 지켜봐야 한다. 당장 같은 권역에서 지역구를 바꿔 공천장을 받은 지역에서 소란이 일고 있고, 컷오프 된 현역 비례대표 의원들 중에서도 반발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예컨대, 고석 전 판사에게 밀려 고배를 마신 서정숙 국회의원(비례대표)은 "공천 특권 카르텔이 작동한 것"이라며 "아주 높은 분과의 직접 인연이 없음이 죄인가"라고 따져 묻고 있다.
또한, 한동훈 위원장 측 인사와 윤 대통령 측 인사 사이의 경쟁이 '뇌관'이 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예를 들면, 서병수 국회의원이 부산 북·강서구갑으로 진지를 옮기면서 공석이 된 부산 진구갑의 경우 정성국 전 한국교원총연합회 회장이 단수공천을 받았다. 정성국 전 회장은 한 위원장의 1호 영입인재로 불리고, 대통령실 국정기획비서관을 지낸 박성훈 전 해양수산부 차관을 눌렀기 때문이다. 이런 식의 알력 싸움이 반복되면, 용산에서 가만히 지켜만 보고 있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일각에서 나온다.
같은 맥락에서 경기도 성남시 분당을 지역구의 경선 결과가 어떻게 될지 관심이 모인다. 윤 대통령의 '입'이었던 김은혜 전 대통령실 홍보수석비서관, 국민의힘 대변인으로 한동훈 위원장의 '입' 역할을 하고 있는 김민수 대변인 사이의 대결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큰 무리 없이 교통정리가 돼 왔지만, 자칫 '윤한 갈등'이 재발될 것이라는 예측이 여의도에서 잦아들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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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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