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오는 날 분재공원의 애기동백 산책로.
신안군
동백꽃은 수줍어하듯 꽃잎이 완전히 열리지 않지만 애기동백꽃은 활짝 봉오리를 펼친다. 꽃이 질 때도 동백은 모가지가 댕강 통째로 떨어지지만 애기동백은 낱장으로 한 장씩 떨어져 흩날린다. 동백은 꽃잎이 5~7장으로 된 통꽃이고 애기동백은 9~12장으로 된 낱꽃이다. 눈 내리는 날 애기동백 꽃잎이 날리는 모습을 보지 않고서 낙화(落花)를 말하지 말라.
동백은 차나무과 상록교목(常綠喬木)이고 애기동백은 같은 차나무과지만 상록관목(灌木)이다. 교목은 키 큰 나무로 나무둥치가 하나로 올라가다가 가지가 벌어진다. 애기동백은 5m 이상 자라지 않는 '키 작은 나무'(관목). 애기동백은 밑둥치부터 가지가 갈라져 산발적으로 뻗는다. 가지치기로 수형을 잡아주어야 아름답다. 남쪽 지방에서는 울타리 나무로 쓰기도 한다.
애기동백 공원은 1996년 봄 산불이 송공산 일대를 홀랑 태워 민둥산이 된 자리에 조성됐다. 나무를 심으면 원상복구까지 20년 넘게 걸릴 판이었다. 신안군이 산림청 도시웰빙 숲 조성 공모에 선정돼 사업비 30억 원을 받아 처음에는 애기동백 5000 그루를 조림해 2만 그루로 늘렸다.
애기동백 산책로를 따라 돌다 다리가 피곤해지면 분재원으로 발길을 돌린다. 전국에서 최초로 분재를 테마로 조성한 정원이다. 작은 구릉과 연못을 돌며 소나무 주목 소사나무 모과나무 먼나무 팽나무 향나무 금송 피라칸사 등 700여 점의 분재작품이 전시돼 있다.
분재공원에는 아프리카에서 유래한 쇼나 조각, 야생화원, 미니 수목원, 생태연못, 잔디광장, 화목원, 유리온실, 산림욕장, 미술관 등이 어우러져 있다. 저녁노을미술관에는 신안 출신 우암 박용규 화백의 작품과 함께 다도해의 저녁노을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천사섬 분재공원은 연간 6만~10만 명, 개장 이래 170만 명이 다녀가면서 신안의 명소로 자리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