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미얀마교민회는 18일 오후 경남이주민센터 강당에서 "미얀마 민주주의를 향한 길찾기"라는 제목으로 이야기마당 행사를 열었다.
윤성효
미얀마 군부 쿠데타로 인해 3년째 시민들의 여러 희생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에 거주하는 이주노동자와 활동가들이 시민사회와 함께 '민주주의를 향한 길찾기'를 논의했다.
경남미얀마교민회(회장 네옴)는 18일 오후 경남이주민센터 강당에서 "미얀마 민주주의를 향한 길찾기"라는 제목으로 이야기마당을 열었다. 미얀마에서는 2021년 2월 1일 군부쿠데타가 발생했고 계속해서 군부가 집권하고 있다.
군사정부는 최근 남녀 청년들에 대해 징집을 시행하고, 해외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에 대해 세금을 거두겠다고 발표했다. 미얀마는 지금까지 지원자만 군대에 갈 수 있는 모병제였으며, 군사정부는 2010년 제정되었던 '징집법'을 시행하겠다고 지난 10일 밝혔다.
이날 이야기마당에서는 한국에서 미얀마 봄혁명(시민 투쟁)을 위해 활동하는 활동가 30여 명이 참석했다.
조모아 한국미얀마연대 대표는 "군부가 발표한 세금, 군복무 문제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라며 "미얀마에서 온 청년들은 군복무를 위해 고국으로 가고 싶어 하지 않는다. 군사정부는 4월부터 징집 대상자를 선정할 것으로 보이는데, 한국 정부를 비롯한 세계가 나서서 이를 막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옴 회장은 "군부가 누구한테 군대를 가야 한다고 한다면 무조건 가야 하는 상황이고, 가지 않는다면 미얀마에 있는 가족들이 피해를 볼 것 같다"라며 "그래서 한국에 와 있는 미얀마인들이 불안해한다. 쿠데타군대에 가지 않고 시민방위군(PDF)에 가면 가족들이 힘들 것이기에 이 또한 쉽지 않다. 아주 큰 문제이기에, 한국 정부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난민 신청자인 조산(평택) 활동가는 "난민 신청을 하게 되면 한국에서 거주는 할 수 있지만 일을 못 하게 된다. 신청한 지 1년 6개월이 지났다. 일을 할 수 없다 보니 여러 가지 문제가 있고, 불안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라며 "출입국관리사무소에 찾아가서 물어도 법대로 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이는 저 혼자만 아니라 비슷한 상황에 놓은 사람들이 많다. 한국에서 안전하게 거주하고 일도 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많은 취업비자를 갖고 있는 미얀마인들은 비자 연장 문제로 고민하고 있다. 비자 연장을 하면 세금을 내야 하는데, 그러면 그 돈이 군부로 들어갈 것이고, 결국 국민들에게 피해를 주게 된다"라며 "우리가 한국에 있는 미얀마대사관과 관계를 끊어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문제 해결을 위해 한국 정부가 적극 나서 줄 것을 호소드린다"라고 했다.
퐁나인(대구) 활동가는 "난민 신청한지 1년 6개월이 지났다. 일을 할 수 없다"라며 "미얀마에 있던 부인을 초청해서 같이 살고 있다. 아이도 태어났다"라는 "저는 3개월 짜리 비자를 받아 살고 있다. 그런데 태어난 아이는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이다. 아파서 병원에 가더라도 돈을 다 내야 한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더 걱정이고 힘들다"라고 말했다.
페이송표 활동가는 "미얀마 곳곳에서는 피난민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 지뢰 등으로 인해 부상을 입는 시민들도 늘어나고 있다. 긴급 의료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라며 "의료지원을 제때 받지 못하면 목숨을 잃어야 한다. 한국 시민사회의 관심이 필요하다"라고 했다.
위수따 스님은 "쿠데타가 발생하면서 특히 여성들이 힘든 상황이다. 미얀마는 전반적으로 가난한 나라이지만 전국적으로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다"라며 "쿠데타 이후 저항하는 여성 활동가들이 많고, 난민을 위한 의료 지원 활동을 벌이기도 한다. 전쟁터에서 여성들은 생리대를 사용할 수 없어 옛날 방식대로 옷감을 사용하고 있어 건강 문제가 심각하다. 생리대, 의약품, 생필품을 모아 보내는 활동을 더 적극 벌여야 할 것"이라고 했다.
참석자들은 피난민 돕기 모금 운동을 더 적극 벌이기로 결의했다.
강인남 해외주민운동연대 코코 대표는 "한국 정부와 시민사회가 더 강하게 미얀마 민주주의를 지지하고 시민들의 싸움을 지원하지 못하고 있어 미안하다. 이주노동자, 미얀마 주민들이 좀 더 안전하고 평화롭게 잘 살 수 있어야 하는데 많이 불안한 상태"라며 "포스코 등 몇몇 기업들의 군부 자금줄을 끊지 안고 있다. 그런 상황이 피난민을 만들고 시민들을 죽음에 이르게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시민들이 희망을 갖고 싸울 수 있도록 한국정부와 시민사회가 제대로 역할을 못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저한테 팔레스타인, 시리아, 한국에도 가난한 사람이 많은데 왜 미얀마와 연대하고 돕느냐, 미얀마 민주주의가 정말 올 거 같으냐고 묻는다"라며 "저는 미얀마를 돕고 있다는 게 아니라 인류에 사는 사람들이 평화롭게 살도록 하기 위해 일하는 것이다. 시민들의 힘으로 미얀마에 정의, 평화, 자유, 안정이 이루어질 때까지 포기하지 말고 싸워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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