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에 맞추어 꽃 핀 일향금한 달이상 꽃봉오리로 있던 난이 설날 아침에 꽃봉오리를 터뜨려 주어 큰 선물을 받은 것처럼 고맙다.
유영숙
올해는 새해 선물을 가장 좋은 걸로 받았다. 그 어떤 선물보다도 귀하다. 설날 다음 날에는 5번 꽃봉오리에서 꽃이 피었다. 매일 한 번씩 감동을 주는 난이 고맙다. 세 개 남은 봉오리도 살짝 벌어져서 곧 필 것 같아서 숨죽이며 기다리고 있다. 차례대로 피지 않으니 몇 번째 꽃봉오리가 먼저 필까 궁금하다.
지난해 연말에 우리 집 식물에게 식물상을 수여했었다(관련 기사:
40여 개의 화분, 올해의 식물상은 이 꽃입니다). 당시 2023년 식물상에는 난 화분은 없었다. 그래서인지 우리 집 베란다의 가장 가운데에 있는 난 화분이 많이 서운했나 보다.
올해는 꼭 1등 상을 받고 싶어서 새해 첫날에 꽃망울을 터뜨려 주었다는 생각이 든다. 올 연말에 식물상을 수여하게 된다면 대상은 바로 설날에 꽃 피워 준 '일향금'이 될 거다. 남은 꽃봉오리 세 개도 곧 터뜨려 주길 기대하며 지켜보고 있다.
쌍둥이 손자가 주말에 오는데 집에 가서 영상 통화를 할 때마다 둘째가 물어보기에 이렇게 답했었다.
"할머니, 난꽃 피었어요? 보여주세요."
"아직 안 피었어. 설날에 오면 필 것 같아."
내 말을 들었는지 설날 아침에 보니 한 송이가 피어 있어서 반갑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다. 설날 연휴에 쌍둥이 손자가 집에 왔는데 난꽃 핀 것을 보더니, 신기한 지 꽃이 나비를 닮았다고 좋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