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휘씨와 옵티칼 조합원들이 저녁식사를 준비하고 있다.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본능적으로 아는 거죠. 뭉쳐야 이겨낼 수 있다는 걸
옵티칼 노조에 반찬을 직접 만들어서 보낸 첫 번째 사람은 통영에 사는 김주휘씨다. 김주휘씨는 '우리밥연대'라는 단체에서 활동하며 여러 현장에서 해고자, 참사 생존자, 유가족 등에게 따뜻한 밥으로 마음을 전하고 있다.
작년 8월 옵티칼 노동조합은 거의 모든 끼니를 라면으로 해결하고 있었다. 노동조합 일정이 바빠서 요리할 시간은 없고 매번 배달 음식을 먹기엔 부담스러웠던 것이다.
한 활동가가 SNS에 "집에 안 먹는 김치 있으면 보내주세요. 옵티칼에서 감사히 먹겠습니다"라고 올린 것을 김주휘씨가 봤다. 김치, 진미채, 멸치볶음, 어묵볶음, 장조림 등 반찬을 잔뜩 보냈다. 난생처음 '반찬 연대'를 받은 옵티칼 조합원들은 고마워하면서도 어리둥절했다. '이 사람은 왜 돈도 안 받고 이렇게 많은 반찬을 보내줬을까?'
김주휘씨는 반찬 연대를 해야겠다고 생각하면 2~3일간 장을 본다.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못하기에 신선하고 가격이 싼 재료를 찾아다닌다. 새벽 시장, 식자재 마트를 여러 군데 돌아다닌다. 그 후엔 온종일 재료를 손질한다. 다듬고 썰고 다진다. 김주휘씨는 손을 많이 쓰다 보니 점점 손이 아프다. 불편한 손으로 이리저리 용을 쓰다 보면 가끔 '내가 이 짓을 왜 하고 있지' 생각하기도 한다.
- 말만 들어도 보통 일이 아닐 거 같아요. 그렇게 힘든 일을 계속하게 하는 동력이 있나요?
"사람들은 저한테 다 퍼준다고 해요. 그런데 일방적으로 다 퍼주는 관계가 어딨겠어요. 반찬 싸 들고 찾아가면, 사람들한테 힘을 많이 얻어와요. 옵티칼 조합원들이 정말 열심히 싸우잖아요. 가서 그걸 보고 나면 힘들다가도 '다음엔 뭐 해오지?'하고 생각하게 돼요. 정말 이 사람들 큰일 낼 사람들이라는 느낌이 와요. 그러면 더 해주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