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딸의 전투감정 빼고 말하기가 나는 왜 이리 어려울까
최은영(midjourney)
같은 상황에서 좀 더 침착하게 아이와 말로 풀어가는 남편을 보며 내 문제를 알았다. 사춘기 때는 관계를 망가뜨리지 않는 게 제일 중요하다. 사교육 시장에 있을 때 그걸 못해서 망하는 집을 자주 봤는데 내가 딱 그짓을 하고 있었다. 아이와 관계 회복이 먼저라고 다시한번 다짐한다.
내가 지금 봐야 할 것
티처스에서는 성적을 위한 좋은 방법이 아마도 많이 나올 것이다. 그러니 만일 내가 티처스를 본다면 다짐 따위는 잊어버리겠지. 대신 그 방법을 아이에게 주입시킬 기회를 노리겠지.
내가 아는 만큼 다 주면 부담스러워할 테니 반만 알려준다는 마음으로 말했다가 아이 반응이 조금이라도 부정적이면 '내 마음도 모르고 어떻게 그럴 수가!'라며 화낼 것이다. 전쟁의 서막은 늘 그렇게 시작됐다.
작은 아이는 놀이터에서 축구를 한 판 하고 들어왔다. 큰 아이는 아이패드로 그럴싸한 그림을 그려서 갖고 왔다. 나는 티처스 대신 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해 줘> 두 편을 봤다. 그러고선 점심을 거하게 차려 먹으며 각자가 놀았던 이야기를 나눴다. 한 번씩 터지는 웃음 소리에 집이 더 훈훈해지는 것 같았다.
엄마만 널뛰지 않으면 평화로운 집이다. 그러니 나 같은 엄마는 <성적을 부탁해 티처스>를 절대 볼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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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을 부탁해 티처스>를 절대 못 보는 엄마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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