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국공원 인근 춘경리의 ‘세돌이 엄마 수국 벽화’. 신안 비금도 출신의 바둑기사 이세돌의 어머니 박양례 씨가 수국 화환을 머리에 두른 모습이다.
신안군
수국공원 주변 지남리, 지북리의 골목길을 걸으며 수국 벽화를 감상하는 것도 매력 만점이다. 민가와 창고의 담장이나 폐교한 초등학교 건물의 담장엔 페인트로 그린 수국도 있고, 타일 조각으로 표현한 수국도 있다.
춘경리엔 비금도 출신의 천재 바둑기사 이세돌 9단의 어머니 박양례(78) 씨가 수국 화환을 머리에 쓴 채 환하게 웃는 모습의 벽화도 있다. 이른바 '세돌이 엄마 수국 벽화'다. 남북으로 인접한 도초도와 비금도는 1996년 개통된 서남문대교를 통해 손쉽게 오갈 수 있다. 이곳에서 세돌이 엄마와 기념사진 한 컷! 기분 좋은 추억이 될 것이다.
수국공원 주자창 한편에는 간재미 조형물이 세워져 있다. 이 조형물 주변에서는 수국 축제와 때를 맞추어 간재미 축제도 함께 열린다. 그런데 육지에서 온 사람들이 이게 간재미인지, 홍어인지, 가오리인지 구분한다는 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조형물 앞에서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자 누군가 지나가면서 "홍어가 아니라 간재미"라고 알려준다. 간재미는 홍어나 가오리보다 역삼각형 모양의 코가 많이 튀어나와 있다고 한다.
도초도에서는 3월부터 간재미가 많이 잡힌다. 주낙 어법으로 잡기 때문에 상처가 적고 싱싱해 무침, 찜으로 먹는다고 한다. 수국공원관리사무소의 한 직원은 "수국 축제에 오면 간재미를 꼭 먹고 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곤 "화도 선착장과 주변의 횟집에 가면 특히 간재미 회무침을 맛있게 먹을 수 있다"고 알려줬다.
수국공원 유리정원 바로 옆에는 피자집이 있다. 폐교한 도초서초등학교 건물를 활용해 2023년 문을 열었다. 도초도에서 수국도 만나고 간재미 요리도 맛보지만, 피자를 먹을 수 있다는 것도 예측불허의 신선한 경험이다.
이 피자집은 서울에서 내려온 젊은 부부가 운영하고 있다. 내부 인테리어는 깔끔하고 모던한 분위기다. 이름을 밝히기를 꺼리는 남편 사장님은 "다소 이색적인 공간이다 보니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 같다. 특히 도초서초등학교 졸업생들이 찾아와 '우리 학교가 피자집으로 바뀌었네'라며 놀라기도 한다"고 말했다.
수국공원 옆엔 팽나무 십리길이 있다. 화도 선착장에서 수국공원 사이 4km에 걸쳐 월포천을 따라 팽나무 700여 그루가 늘어서 있다. 신안군이 전국 곳곳에서 기증받은 수령 70년 이상 된 팽나무들이다. 전국 각지에서 방치되던 팽나무들을 하나둘 모아 이렇게 멋진 길을 조성한 것이다.
팽나무길에도 수국이 자란다. 지금은 나뭇가지만 보이지만 봄이 되고 잎이 나오면 멋진 팽나무 터널을 이룰 것이다. 6월이 되면 이 터널길도 온통 수국으로 가득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