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지역 일간지인 매일신문이 뉴라이트 보수 언론인 글을 여과없이 실었다가 논란이 일자 이를 삭제한 사실이 알려졌다.
매일신문
문제가 된 기사에서 김용삼씨는 이상수라는 미주 독립운동가가 쓴 <송철 회고록>을 인용해 1906년 당시 공립협회장이었던 안창호가 샌프란시스코에서 발생한 지진과 관련해 대한제국 황실이 보낸 재미동포 이재민 구호금 3000원을 가로챘고 이를 문제삼은 샌프란시스코 한인 감리교회 문경호 전도사를 피범벅이 되도록 폭행했다고 전했다.
또 안창호가 이 구호금과 함께 학교를 세운다며 돈을 모아 '서북인들의 비밀결사단체로 신민회를 조직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신민회는 일제가 보안법·신문지법 등을 내세우며 국내 계몽운동을 탄압하자 1907년 안창호, 윤치호, 장지연, 신채호 등 와해된 독립협회와 청년장교 출신 등이 주축이 돼 만들어진 비밀결사조직이다.
뿐만 아니라 1913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창립된 흥사단도 서북인들만 모아 조직해 독립운동 진영의 분열을 획책한 조직이며, 안창호가 흥사단 내 암살대를 조직해 서북 사람이 아닌 사람은 살해했다는 주장도 실렸다.
송철 선생은 1994년에 건국훈장 애국장을 받은 독립운동가로 미주 독립운동과 한인사회발전에 기여한 인물이지만, 1917년 미국으로 건너간 이후 1921년부터 이승만이 설립한 대한인동지회에 적극 참여한 인물이다. 그의 회고록은 안창호와 갈등을 빚었던 이승만의 시각이 더 반영됐을 가능성이 크다. 김용삼씨는 이를 인용해 미주 독립운동사에서 이승만과 갈등이 있었던 안창호를 횡령범, 지역감정에 앞장선 자로 묘사했다.
김용삼씨의 연재는 '편향된 기술'로 내부에서도 우려를 낳았다. 지난해 2월 28일 열린 <매일신문> 독자위원회 회의에서 한 위원은 "김용삼씨의 글에 이토 히로부미가 우리나라 근대화를 위해 많은 업적을 이룬 것만으로 나타나 혼란스러웠다. 독자들이 잘못된 인식을 갖지 않고 균형 잡힌 역사관을 형성할 수 있도록 신경써 달라"는 의견을 냈다.
이 독자위원이 지적한 글은 초대 통감이었던 이토 히로부미가 대한제국 합병이 아닌 협동자치를 구상하고 일본의 차관을 도입해 식량 증산과 도로 개축, 배수 공사에 주력한 공로가 크다는 극우 보수의 주장을 담았다. 독자위원의 우려에도 <매일신문>은 그를 올해 필진으로 다시 위촉했다.
대구경북흥사단 긴급회의 후 항의방문... <매일신문>, 기사 삭제하고 사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