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을 앞둔 광주 말바우 시장 풍경. 광주광역시 우산동 말바우 시장은 아스라이 멀어져 가는 시골 장터의 추억을 소환 할 수 있는 도심속 장터이다
임영열
사람들은 늘 무언가를 그리워하면서 살아간다. 설이나 추석 같은 명절이 다가올 즈음이면 이런 감성들은 더욱 기승을 부린다. 그리움이란 당시에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시간이 지나고 뒤돌아봤을 때 비로소 아스라하게 보이는 비가시적 정서다.
또한 이런 감수성은 시간적 공간적 거리와도 비례한다.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더욱 절실하게 다가오는 그리움은 과거에 실재했던 '그 무엇'으로 결코 현실로 돌아올 수 없는 비가역적 특성을 지니고 있다. 그렇기에 남녀를 불문하고 많은 사람들이 흘러가버린 '희미한 옛사랑'을 그리워하는지도 모를 일이다.
확실하게 '무엇'이라고 규정할 수 있는 대상은 아닐지라도 막연하게 무언가를 추억하고 그리워하는 감정을 심리학에서는 '노스탤지어(Nostalgia)'라고 한다. 17세기 '요하네스 호퍼(Johannes Hofer)'라는 심리학자가 처음 사용한 말이다. 그리스어로 '귀환'을 뜻하는 '노스토스(Nostos)'와 '고통'을 뜻하는 '알고스(Algos)'를 합친 것으로 우리말로 '향수' 또는 '그리움'으로 이해하면 좋겠다.
처음엔 이 말이 정신병리학적 용어였지만, 최근 들어서 긍정적인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심리학자들은 노스탤지어가 잘 작동된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삶을 풍요롭고 긍정적으로 살아간다고 주장한다. 우울하거나 외로워질 때 과거 아름다웠던 시절을 회상하는 것만으로도 삶의 의미가 충만해진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