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창의 항해 12개의 달항아리를 찍은 '문라이징Ⅲ' 앞에서 한 쌍의 연인이 달빛이 비추듯 다정하게 앉아 있다.
김은진
사진작가 구본창(1953년생)의 대규모 회고전이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1980년대에는 사건이나 실제 대상을 정확하게 촬영하는 스트레이트 사진이 주류를 이루었다고 한다. 1988년 워커힐 미술관에서 구본창 작가를 포함한 8인의 사진작가들은 사진에 회화, 조각, 판화 등 다른 매체의 속성을 반영한 새로운 작품을 선보였다. 이들은 객관적인 사진에서 벗어나 감성을 표현하는 연출사진을 선보여 사진계에 파란을 일으켰다고 한다.
구본창 작가는 젊은 시절 틀에 박히고 안정된 삶을 거부하고 사진을 공부하기 위해 독일로 향했다. 함부르크 국립조형예술대학교에서 졸업작품을 준비하던 중 사진작가 안드레 겔프케를 만난다. 그는 "유럽식 사고가 아닌, 한국 유학생의 사고로 사진을 만들어 보라"고 조언했고 이후 구본창 작가는 자신의 정체성을 반영한 작업을 완성할 수 있었다고 한다.
실험적이고 과감한 작품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