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양산시의회 앞에 성추행 혐의를 받고 있는 김태우 의원의 사퇴를 촉구하는 펼침막이 걸려 있다.
윤성효
여성 직원 성추행 혐의를 받는 김태우 경남 양산시의원의 제명‧사퇴를 촉구하는 펼침막(현수막)이 철거됐다.
28일 정의당‧진보당 양산시위원회는 김태우 의원의 사퇴‧제명을 촉구하는 펼침막 8개가 지난 26일경 철거됐다고 밝혔다. 펼침막은 지난 20일 전후 정의당 1개와 진보당 2개, 공무원노동조합 양산지부 1개, 시민 2개가 걸려 있었다.
김태우 의원의 여직원 성추행 혐의는 지난 12일부터 드러났다. 김 의원은 국민의힘에서 탈당했다.
펼침막 철거에 대해 정의당 양산시위원회는 "김태우 의원의 녹취록, 카톡 내용, 업무추진비 허위 사용 의혹까지 각종 추문이 연이어 보도됐다"라며 "그러나 2주가 넘는 시간 동안 양산시와 양산시의회는 검토와 준비라는 명목으로 사건의 해결을 위한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고 있다"라고 했다.
이들은 "의회 앞에 걸린 가해자를 비판하는 현수막은 일거에 제거했다. 이렇게 빨리 행동에 착수할 수 있었다는 것이 놀랍기 그지 없다"라며 "업무추진비 허위 사용 논란에 대해서는 감사 착수 여부만 검토하고 있고, 양산시의회 윤리특위 소집을 위해서는 의장이 소집할지, 의원 명의로 소집할지 떠미느라 10일이 걸렸다"라고 했다.
이어 "그러나 현수막 철거는 전광석화와 같이 이루어졌다. 도대체 누구의 과감한 지시와 결정으로 시민 현수막과 정당 현수막을 모조리 철거한 것인가"라고 덧붙였다.
국민권익위의 '지방의회 종합청렴도 평가'를 언급한 정의당은 "사고가 일어났는데, 양산시의회는 사고를 제대로 수습할 생각은 하지 않고 모래더미에 머리를 처박고 있는 타조처럼 굴고 있다"라며 "시민의 분노를 외면하고, 자신들의 눈에 거슬리는 일만 신속하고 정확하게 제거하려는 의도가 너무나도 투명하게 보인다"라고 했다.
이들은 "시민들은 의회가 하루빨리 윤리특위를 열어 성범죄자 시의원을 제명하길 바라고 있다. 또한 그 과정에서 의원들이 제 편 감싸기 하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가지고 이 사안을 바라보고 있다. 이번 현수막 전면 철거가 그 예고편이 아니길 바란다"라고 했다.
정의당 양산시위원회 관계자는 "정당 현수막은 보름 동안 내걸 수 있도록 되어 있고, 무분별한 게시를 막기 위해 동별로 정당마다 2곳씩 지정 장소를 정했으며, 철거된 현수막은 양산시청 앞으로 우리가 지정해 놓았던 곳"이라고 설명했다.
양산시청 측은 "민원이 있어 철거했다"는 입장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