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리캉 폭행 사건' 가해자가 공탁금을 낸 것을 확인한 23일, 피해자 쪽에서 공탁금 수령 의사가 없다는 의사를 담아 법원에 제출한 공탁금 회수 동의서.
피해자 쪽 제공
감금 상태에서 바리캉으로 여자친구의 머리를 밀고 성폭행한 이른바 '바리캉 폭행 사건' 가해자가 1심 판결 직전 법원에 억대 공탁금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자 쪽은 '기습공탁'으로 감형을 시도한 것이라고 지적했고, 재판부는 선고기일을 연기했다.
<오마이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피고인 A(25)씨의 형사공탁사실 통지서가 당초 1심 선고 날짜를 이틀 앞둔 23일 이 사건 재판부인 의정부지법 남양주지원 형사1부(부장판사 박옥희)에 제출됐다. 앞서 A씨는 강간,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특수협박 등 7개 혐의로 구속된 채 재판에 넘겨졌다.
피해자 쪽이 이날 법원 공탁과를 방문해 확인한 결과, A씨는 법원에 1억 5000만 원을 공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탁은 피해자와 합의하지 못한 피고인이 '피해자의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한다'는 의지를 보이기 위해 피해자 의사와 상관없이 법원에 공탁금을 맡기는 제도다. 통상의 합의 금액보다 훨씬 큰 액수가 피해회복금으로 공탁된 경우 재판부가 이를 감형 참작 사유로 고려할 수 있다.
피해자는 이날 법원에 공탁금 수령을 거부한다는 내용의 '공탁금 회수 동의서'를 제출하고 피고인의 엄벌을 촉구했다.
피해자는 동의서에서 "범죄 피해로 현재까지도 정신적인 피해를 받고 있으며 설사 형사공탁을 진행하더라도 공탁금을 수령할 의사가 없음을 여러 차례 밝혔다. 그러나 공탁자(피고인 A씨)는 본인의 형량을 감경하기 위해 형사공탁을 일방적으로 진행했다"라며 "재판부가 공탁금을 회수하는 데 아무런 이의가 없다"고 말했다.
피해자 아버지 "엄벌 의사 계속 밝혔다, 감형 안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