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과 씨알재단 소속 회원 21명이 함께 한, 교토 재일 한국인 인권 투어 첫날 오사카 간사이 공항에서 일행을 기다리는 담당자
신아연
저는 1월 16~19일, 3박 4일 일정으로 고베와 교토를 다녀왔습니다. 지난 해 9월, 도쿄 관동대학살 100주기 추모제 동행 이후 4개월 만의 일본 방문이었지만 여행의 의미는 각별했습니다.
이번 교토 여행은 '인권투어'였습니다. 16일, 오사카 간사이 공항에서 우리를 맞이한 것도, 대절버스 이마에 써붙인 것도 '인권'이었습니다. 구체적으로 '재일동포들의 인권 현주소'를 살피는 것이 그 목적이었습니다. 그 보따리는 차차 풀어보겠습니다.
김 이사장님께서 제게 베푸시는 호의도 큰 틀에서는 인권 차원입니다. 맨몸뚱이로 모국에 돌아온 저를 사람답게 살도록 해 주고 싶으셨던.
100년 전 관동대학살도 인권적 차원, 나아가 생명적 차원에서 바라볼 수 있어야 합니다. 사람이 사람을 차별하여 죽이는 일이 있어선 안 되겠다는 보편적 인권의 관점에서 관동대학살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당연한 것 아닌가요?
관동대학살의 기저에는 1923년 당시 일본제국주의 정부가 만들어낸 뿌리 깊은 민족 차별이 있습니다. 그 차별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거기에는 일본정부와 일본인들에게만 책임이 있는 건 아닙니다. 우리 대한민국 정부와 북한의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게도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책임을 다하지 않고 엉킨 실타래를 풀려고 하지 않음으로 인해 재일동포들은 일본국민도 아니고 우리나라 사람도 아닌 제3지대에 머무는 이방인들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번 방문에서 여실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오늘을 사는 재일동포들은 여전히 1923년 관동대학살의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일본에서 큰 지진이 일어나면 또 관동대학살 같은 만행이 일어날까봐서요.
이제야말로 지난 100년 간 꼬이고 꼬인 실타래를 풀어야 합니다. 그 일을 씨알재단의 김원호 이사장님께서 앞장서시겠답니다. 유엔 인권이사회를 통해 100년 전의 관동대학살을 제노사이드로 규정하는 일에 여생을 걸고 매진하시겠다네요.
그 첫행보가 바로 25일 목요일 오후 2시 국회에서 시작되는 것입니다.
100년 전 관동대학살 당시, 일본 어린이들이 조선인을 잡아다 죽이는 어른들을 보면서 흉내 놀이를 하는 모습입니다. 이 그림을 표지로 지난해 책이 나왔습니다. 이 책은 이번 교토 인권투어와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