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1일 오후 10시에 공개된 오마이TV '오연호가 묻다'에 출연한 한동수 전 대검 감찰부장이 최초로 공개한, 윤석열 검찰총장 명의의 검찰 특활비 봉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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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념으로는 검사동일체이고, 상명하복 하라고 하지만 중요한 건 특수활동비라는 돈이죠. 예를 들어 수사하는 부서에 돈(특활비)을 많이 내려주면, 이게 무슨 신호라는 건지 압니다. '수사 속도를 더 빨리 해야겠다'거나 '구속영장 청구를 해서 성과를 내야겠다'라는 의미라는 걸..."
지난해 검찰 특활비의 규모는 약 80억 원가량인데, 각종 문제제기가 이어지자 올해는 10%가 줄어든 72억 원가량으로 책정됐다. 특활비는 매달 각 기관별로 배분이 되는 정기 집행분과 수시 집행분으로 나뉜다. 전체 특활비의 절반 가량이 수시 집행분이고, "검찰총장 부속실 캐비닛에 돌아다니는 돈"이라고 한다. 이밖에도 특정 업무 추진비 등도 있는데, 정확히 어떤 용도에 쓰이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한동수 전 부장에 따르면, 검찰 특활비는 오로지 5만 원짜리 현금으로 봉투에 담아 건네진다. 특활비 관련 핵심 자료가 보관돼 있는 검찰총장 부속실 캐비닛에 접근할 수 있는 사람은 검찰총장과 서기관급 비서관 두 명이다. 특활비의 비밀을 품고 있는 검찰총장 부속실의 캐비닛이 그의 책 제목처럼 '검찰의 심장부'인 셈이다. 그도 캐비닛의 외관만 봤을 뿐 안에 무엇이 담겨있는지는 '접근불가'였다고 한다.
온전히 검찰총장의 재량인 수시 집행분의 특활비는 올해 기준 36억 원가량이다. 국민의 세금인 특활비가 제대로 증빙되지 않아 어떤 용도로, 어떻게 쓰였는지 모른다는 비판이 제기돼왔다. 이에 대해 한 전 부장은 "최종 집행자는 기록을 하지 않고, 중간 집행자는 기록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실제 기록을 할 필요도 없고 하지도 않는 걸로 안다"고 말했다. 검찰 특활비는 인출 금액 자료는 남지만, 쓰인 용도나 운용은 알 수 없는 '블랙홀'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