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희 지부장이 류희림 위원장 사퇴를 요구하는 1인시위를 하고 있다.
언론노조 방심위 지부
- 한 달 전, 가짜뉴스 심의 전담센터에 관한 <오마이뉴스> 인터뷰 이후 류희림 방심위원장의 '청부민원' 의혹이 터졌다.
"그렇다. 그때까지만 해도 '가짜뉴스 심의센터'가 위원회의 가장 큰 골칫덩이였는데, 작년 크리스마스 즈음 류희림 위원장이 일가친척과 지인들을 총동원해 민원을 사주한 의혹이 공익 신고를 통해 드러났다.
그 정도 정황이 보도됐으면 일단 사과부터 하는 게 맞는데, 오히려 적반하장으로 제보자를 색출하겠다고 나서더라. 그리고 곧바로 내부 감사, 검찰 수사 의뢰가 이어졌다. 결국 15일에는 방심위 역사상 초유의 압수수색까지 당했다. 집에 들어온 도둑을 보고 '도둑이야!' 소리쳤는데, 누가 고성방가하냐고 찾아내겠다는 격이다. 류 위원장은 민원인들에게 사과 입장까지 냈다. 가해자와 피해자가 완전히 뒤바뀐 것이다.
정작 공익 신고된 민원 사주 의혹을 조사해야 할 국민권익위원회는 아직 아무런 소식이 없다. 권익위에 1차로 익명 신고가 들어간 이후, 1월 12일에 우리 사무처 직원 150명이 실명으로 현재 보도된 내용들이 사실로 판단된다는 신고를 다시 넣기도 했다. 거의 모든 직원이 함께해 모두가 제보자가 된 것이다. 그렇게 신속한 조사 착수를 요구하고 있는데, 권익위가 과연 정권의 눈치를 보지 않고 본연의 임무를 수행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 자세한 진행 경위를 말해달라.
"국민의힘에서 국기문란 사형 중대범죄 등 강한 이야기들이 나올 즈음인 9월 4일,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이 국회에 나와 <뉴스타파>를 겨냥해 발언했다. 그날 저녁부터 갑자기 민원이 쇄도했다. 사무처 직원들은 모두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1년도 지난 방송의 민원이 갑자기 들어오는데, 내용도 다 비슷했다.
그리고 바로 다음 날 9월 5일 방심위에서 KBS, MBC, JTBC, YTN 등 <뉴스타파> 보도를 인용 보도한 방송사를 심의하기 위한 방심위 방송소위 회의가 열렸다. 류희림 위원장의 동생이 민원이 넣었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그런데 이 정도로 일가친척을 모두 동원했을 줄은 몰랐다."
- 청부 민원을 비판한 김유진·옥시찬 방심위원이 해촉되는 일도 있었다.
"민원사주 의혹 제기를 봉쇄하려는 발악이다. 두 분은 이 의혹에 대해 전체 회의에서 논의하자고 요구했다. 이 정도 사안이면, 위원장의 입장을 직접 듣고 위원회 차원에서 대응 방안을 논의해야 할 것 아닌가. 그런데 모든 전체 회의가 다 무산됐다. 고의 파행으로 회의도 못 한 거다. 그러다가 두 사람이 말도 안 되는 이유로 해촉됐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이 해촉 건의안을 재가했는데, 방심위의 독립성을 적극적으로 무너뜨린 행위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벌써 임기가 보장된 독립기구인 방심위의 위원이 5명째 해촉됐다. 사유들이 정말 민망할 정도로 사소한 것들이다. 심지어 동일하거나, 더욱 심각한 사유가 있는 여권 추천위원들은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염치없는 일이다."
- 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보나.
"근본적으로 방심위 위원 구성 자체가 정치 편향적이기 때문에 벌어지는 문제다. 사실 정치 편향 문제는 이전 정권에서도 쭉 있었다. 편파적인 구조에 대한 문제 제기도 존재했다. 독립기구지만 독립적이지 못했던 것이다. 정치권에서 위원들을 추천하기 때문에, 본인을 추천해 준 정당이나 대통령에게 잘 보이려는 마음이 들지 않겠나. 정파적 이해관계가 개입되기 쉬운 거다.
그러나 지금처럼 비상식적인 일들은 없었다. 그래도 최소한 우리 업무의 특성상 공정을 위한 노력은 해야 하는데, 지금 류희림 위원장은 조직의 수장으로서 대표자로서 그런 인식이 있는지도 의심스럽다. 가짜뉴스 심의센터도 용산을 향한 제스처 아니었겠나."
"설마 설마 싶은 일들이 계속 벌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