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63아트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의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결국 혈세가 투입됐다. 저축은행 구조조정 특별계정이 설치됐고, 총 27조 2000억원 규모의 공적 자금이 지원됐다. 이 가운데 지난 2022년 말 기준 8조 5000억원은 여전히 회수하지 못했다.
2000년대 초 부동산 호황기를 맞아 과열됐던 PF 시장은 부동산 불황이 닥치자 차갑게 식었고, 또다시 부동산 불황기에 접어든 2024년 현재, 곳곳에서 불길한 징조가 감지되고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해 부도 건설사는 총 19곳으로, 24곳이 부도났던 2020년 이후 가장 많았다. 또 한국기업평가(한기평) 자료를 보면, 지난해 8월 말 기준 건설사 부동산 PF 우발채무는 22조8000억원으로 지난 2022년 6월 말보다 29% 늘었다.
건설사들의 신용등급도 잇달아 내려가고 있다. 한기평은 일성건설의 신용등급 전망을 BB+(안정적)에서 BB+(부정적)로 하향했고, 신세계건설의 경우에도 A(안정적)에서 A(부정적)로 낮췄다. GS건설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도 A+에서 A로 하향했다.
건설사 19곳 문 닫아...연체율도 통계 집계 이후 최악
금융권의 대출 지표도 심상치 않다.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월 15일 공개한 한국은행 자료를 보면, 지난해 3분기(7~9월) 전체 금융권의 건설·부동산업 대출 잔액은 608조 5000억원에 이른다. 2년 전인 2021년 3분기보다 22.3% 증가하면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특히 상호금융조합 등 비은행권의 부동산업 대출 잔액은 같은 기간 115조원에서 193조 6000억원으로 24.9% 급증했다.
건설 관련 대출이 늘어났을 뿐만 아니라 부실화도 가속화했다. 지난해 3분기 비은행권의 건설업과 부동산업 대출 연체율은 각각 5.51%, 3.99%로 나타났다.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1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은행권의 건설업, 부동산업 연체율도 각각 0.58%, 0.15%를 기록했다. 은행 건설업 연체율은 2015년 이후, 부동산업의 경우 2010년 이후 가장 악화했다.
2021년 레고랜드 사태 이후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어온 건설회사들은 태영건설 사태로 더 큰 위기에 봉착했다.
배세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태영건설 사태로 단기적으로 금융업·건설업 신용 및 PF 시장에 부정적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어 "부동산 경기 침체와 공사비 급등이 맞물려 건설사들의 자금 확보가 중요해진 가운데, 태영건설 사태로 중소형 건설사들의 단기 사채 조달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과연 우리는 부동산 PF 발 경제위기를 피해 갈 수 있을까? 참담했던 과거는 조용히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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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①]"임금 8일치로 3개월 버텨, 무관심 속 신용불량 나락으로" (https://omn.kr/2763d)
[기획②]'태영' 도랑 치다 홍수났는데... 금융위 수장 "안 되면 터지는 거죠, 뭐" (https://omn.kr/279l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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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건설이 끝이 아니다? 저축은행 사태의 악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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