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진스' 민지칼국수 논란으로 사과문 올린 뉴진스 민지(자료사진).
이정민
뉴진스는 2023년 1월 유튜브 채널 <침착맨>에 출연해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다. 식성에 대한 질문이 오갔고 콩국수, 칼국수 등을 먹어본 적 없다는 민지의 말에 호스트는 '콩국수는 호불호가 있지만, 칼국수는...'이라 반응하자 이에 민지는 "칼국수가 뭐지?"라며 혼잣말했다. 발언에 문제 될 여지는 없었다. 설령 칼국수라는 음식을 몰랐든, 콩국수와 달리 인기 있는 칼국수의 비결을 몰랐든 개인의 취향 혹은 자라면서 접한 음식 차이에 관한 발언이었다.
그러나 민지는 1년씩이나 '칼국수를 모르는 죄'에 시달렸다. 앞뒤 맥락을 생략한 채 "칼국수가 뭐지?"라고 혼잣말하는 장면만 편집한 영상이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에 퍼졌고 누리꾼들은 '칼국수를 모를 수 있냐', '이것도 아이돌 콘셉트냐', '한국인이 어떻게 모르냐'며 거세게 반응했다. 이후 지금까지 민지가 해왔던 발언과 행동이 도마 위에 올랐다.
타 방송에서 특정 음식을 모른다고 언급했던 장면들을 찾아내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 업로드하며 '모른 척하는 게 기괴하다'는 식의 악의적인 게시글이 쏟아졌고 민지가 방송에서 한국어가 아닌 영어를 사용하는 모습마저 '콘셉트를 위한 보여주기'라는 악플이 달렸다. 거기에 민지와 다른 멤버들의 불화설까지 제기됐다. 즉, 칼국수 발언과 무관한 민지의 취향과 모습까지 연관 지으며 문제적인 아이돌이란 이미지를 덧씌운 것이다.
민지를 향한 조롱은 시간이 지나도 멈추지 않았다. 지난 2일 진행한 뉴진스 라이브 방송에 민지가 등장하자 댓글 창은 또 '칼국수'로 뒤덮였다. 결국 민지는 "여러분, 제가 칼국수를 모르겠어요? (맛을) 모르니까 모른다고 하지. 여러분들은 칼국수에 종류가 얼마나 많은지, 뭐가 들어가는지, 어떤 재료가 들어가는지 다 알고 계세요?"라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이젠 모르는 죄가 아닌 해명한 죄였을까. 유튜브에선 '급발진한 민지', '욱한 민지', '빡친 민지' 등 민지의 해명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영상들이 올라왔고 댓글 창에는 그의 해명하는 태도를 두고 왈가왈부가 이어졌다. 다시 들끓는 조롱 여론에 민지는 16일 공식 소통 플랫폼 '포닝'을 통해 사과문을 게재했다.
'작년 겨울 칼국수가 뭔지 모른다는 제 말에 어떤 반응이 있었는지 알고 있었다'며 '편식이 심해 칼국수를 먹어본 적이 없어서 칼국수의 종류와 맛을 생각하다 나와 버린 혼잣말'이라 고백했다. '해명을 하고 싶었으나 이미 엎질러진 물이고 잠잠해질 거라 생각했지만, 일 년 동안 나를 괴롭혔다'고 밝혔다. 이어 '답답한 마음에 해명했지만, 미숙한 태도로 실망시켜드려 죄송하다'고 끝맺었다.
민지의 사과문에 누리꾼들은 '잘못한 게 없는데 왜 사과하게 만드냐', '연예인을 향한 조롱이 심하다', '문제가 아닌데 문제시 삼은 일'이라며 그간의 조롱 여론을 비판했다. 해당 논란이 연예인을 향한 지나친 조롱과 무분별한 잣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건이란 지적이다.
화려한 아이돌의 뒷면, 루머와 조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