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향 서울대 서양사학과 명예교수가 동북아역사재단 신임 이사장에 선임됐다. 사진은 1월 3일 열린 취임식에서 발언하는 박지향 신임 이사장
동북아역사재단
지난 3일 박지향 서울대 서양사학과 명예교수가 교육부 산하 동북아역사재단 신임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하지만 박 이사장은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 중 최초의 서양사 전공자이자 평소 뉴라이트 성향의 발언과 활동을 해와 적지 않은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동북아역사재단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 제1조는 동북아역사재단의 목적에 대해 "동북아시아의 역사문제 및 독도 관련 사항에 대한 장기적·종합적인 연구·분석과 체계적·전략적 정책개발을 수행함으로써 바른 역사를 정립하고 동북아시아 지역의 평화 및 번영의 기반 마련"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 만큼 동북아역사재단의 이사장은 동북아지역의 역사나 정치를 전공한 인물들로 임명돼 왔다. 김용덕 초대 이사장은 일본 근대사 전공, 정재정 2대 이사장은 한국 근대사와 한일관계사 전공, 김학준 3대 이사장은 한국정치 전공, 김호섭 4대 이사장은 일본정치 전공, 김도형 5대 이사장과 이영호 6대 이사장은 한국 근대사 전공이다.
반면 이번에 취임한 박 이사장은 영국사와 서양근대사를 전공했다. 박 이사장이 지금껏 펴낸 스무 권의 책(공저 포함) 중 한중일 등 동북아시아사를 다룬 책은 이영훈 서울대 명예교수 등 뉴라이트 학자들이 집필한 <해방전후사의 재인식> 두 권과 친일파 윤치호의 일기에 관한 책인 <윤치호의 협력일기>가 전부다. 동북아 역사문제에 적극 대응해야 할 동북아역사재단의 이사장으로 적합한 인물인지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친일파 윤치호 대해 "계몽이 그의 애국방식이었다" 주장
박 이사장은 지난 2010년 발간한 <윤치호의 협력일기>에서 "윤치호가 일시적으로나나마 일본의 군사적 승리에 찬탄하고 서구 자유민주주의를 회의했던 것은 분명 단견"이라면서도 "그러나 이 연구의 목표는 협력자가 단죄의 대상인지를 밝히자는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또한 박 이사장은 같은 책에서 "식민지배하에서 혹은 군사적 점령하에서 사람들의 삶은 두 극단 사이에 놓여 있었다. 다수는 점령의 현실을 받아들였고, 기꺼워하지는 않았지만 적응하여야 했다. 그것이 일반적이었으며 의도적인 저항은 오히려 예외적 현상"이라며 "더구나 짧은 군사 점령기가 아닌 장기적 식민지기에는 적응과 타협이 더 정상적인 반응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박 이사장은 지난 2019년 <월간조선>과의 인터뷰에서도 "윤치호는 '그 사람은 그 방식으로 애국을 해라, 나는 내 방식으로 애국을 한다'는 생각이었다"면서 윤치호의 애국방식이 무엇이었냐는 질문에 "계몽이었다"라며 "'나는 오래 걸리더라도 계몽으로 가겠다. 교육이 우선이다. 모든 방법이 다 애국의 길이다, 어느 길이 더 낫다고 강요하지 말라'는 게 윤치호의 입장"이라고 답했다.
민족문제연구소는 윤치호가 외교독립론, 무장투쟁론 등 독립운동을 비판했고 3.1 운동에 대해서도 조선총독부 기관지에 반대 의견을 실었던 인물이라고 밝혔다. 또 중일전쟁이 발발 이후에는 거액의 국방헌금을 내고 각종 시국강연에서 조선인 징병을 찬양하고 조선 청년의 징병 참여를 독려하기도 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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