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카카오페이의 코스피 신규상장 기념식에 참석한 관계자들이 매매 개시를 축하하고 있다. 왼쪽부터 송영훈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보, 안상환 한국IR협의회 회장, 정형진 골드만삭스 서울지점 한국대표, 임재준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이사, 김주원 카카오 부회장, 장석훈 삼성증권 사장, 박태진 JP모간증권 한국총괄대표, 정우용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정책부회장. 2021.11.3
연합뉴스
이중 감독체계로 의사결정 및 제도개선이 지연되거나 역할 혼선이 생겨 감독이 시의성 있고 적절하게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다. 얼마 전 마무리된 라임펀드 사태에 대한 증권회사 대표에 대한 제재는 무려 5년이나 소요되었다. 업무 비효율로 불확실성이 지속 되면 사회적 비용이 증가하고 감독기구에 대한 신뢰가 훼손될 수밖에 없다.
이상적으로 생각하면 기관이 분리되었더라도 협업을 잘하면 문제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현실은 항상 그렇지 못했다. 금융감독·검사업무를 통해 체득한 금융시장의 변화 정보를 금융정책 수립과 집행에 효율적으로 반영해야 하나 효율적이지 못한 경우가 있었다.
넷째, 금융소비자 보호 기능이 더욱 강화되어야 한다. 금융회사는 수익성을 최고의 가치로 두고 소비자보호를 형식적으로 생각해 여러 금융사고에서 소비자 피해를 야기해 왔다. 그럼에도 금융감독이 금융회사의 건전성 감독에 치중되어 금융소비자인 국민을 보호하는 일에 미흡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금융감독의 궁극적 목적인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해 건전성·영업행위 감독 등 모든 역량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도록 협조체계를 강화해야 한다.
이의 대안으로 감독체계를 기능적으로 건전성 규제와 영업행위 감독으로 나누는 쌍봉형(Twin Peaks)으로 하자는 논의가 제기된 바 있다. 쌍봉형 체계는 감독기관의 증가로 인한 중복규제, 감독기관 분리로 인한 감독사각지대 발생 등으로 오히려 소비자보호의 실효성이 약화될 수 있다. 또한 감독기관이 구분되면 기관 이기주의, 업무 구분의 어려움으로 제도 정착에 수많은 시행착오가 불가피할 것이다.
과거 금감원 내에서도 감독업무를 건전성, 영업행위 부문으로 구분·운영해 보았으나, 금융회사의 업무가 건전성·영업행위로 단순 구분하기 어렵고, 그에 따른 부서간 업무 협조의 어려움, 책임소재 불분명 등으로 성공적이지 못해 원상 복구된 사례가 있었다. 금융소비자 보호는 금융감독의 최종 목적의 하나로 감독기관 전체가 힘을 합쳐 추구해야 한다.
이상의 논의를 바탕으로 바람직한 감독체계를 생각하면 '금융산업정책'과 '금융감독'은 분리하여 각각 독립된 기관에서 수행하는 것이 타당하다. 또한 금융감독의 정책과 집행은 그 효율성을 위해 한 조직에서 수행하는 것이 옳으며, 그 기관은 감독업무의 정치적 중립성, 독립성을 고려해 금융감독 고유의 역할에 집중하는 민간공적기구가 수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금융감독권을 좁은 의미의 행정부만이 할 수 있다는 편협된 생각을 벗어나야 한다.
여기에는 금융안정을 위해 정부, 한은 등과의 협력체제가 중요함은 물론이다. 또한 감독기구가 대형화하고 검사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중 국민에 대한 권리 침해가 발생하는 등 권력기구화에 대한 우려가 있을 수 있다. 이에 따라 감독기구에 대한 엄격한 투명성과 책임성 확보가 중요하다.
감독 의사결정을 최대한 공개하고, 외부의 전문가들이 참여하고 감시할 수 있는 지배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국회, 정부에 대한 업무보고, 감사원 감사 등 외부 견제 장치를 철저히 해야 함은 물론이다. '어항 속의 금붕어'와 같이 투명성과 책임성 담보를 위한 충분한 견제가 필요하다.
다시 말하지만 모든 나라에 통용되는 금융감독 시스템은 없다. 그 나라의 역사, 환경에 맞고 금융감독 '본연의 목표'를 가장 잘 달성하기 위한 최상의 제도 개선을 위한 논의가 되어야 한다. 기관의 권한, 이익이 초점이 되어서는 안 된다. 언제까지 감독체계 개편 논의를 내용의 복잡성, 다양한 이해관계로 미루기만 할 것인가? 그러한 논의와 아울러 현재 감독체계에 노정된 문제를 시정 하기 위한 노력도 시작해야 한다. 금융감독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 그 피해는 오롯이 국민이 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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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에서 30 여년을 근무하고 부원장보를 마지막으로 퇴직했습니다. 건전하고 공정한 금융질서 확립과 금융소비자보호라는 조직의 존재이유와 내 본성, 가치추구와의 어울림이 커 업무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올바른 금융시장을 위한 고민을 세상과 소통하기 위해 글을 쓰려고 합니다. 이 글이 금융업의 공정성제고를 위한 생산적 논의의 장이 되길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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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 금융을 위해 금융감독체계 개편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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