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된 동치미동치미에 넣은 쪽파는 돌돌 말아서 담고, 아삭이 고추도 먹기 좋게 썰어서 담아내면 맛있는 동치미가 된다.
유영숙
연말이다. 새해가 1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올해는 정말 다사다난했다. 사회적으로도 슬픈 일이 많았지만, 우리 집에도 올 한 해는 가장 슬픈 해가 되었다. 지난 2월에 함께 살던 친정엄마가 갑자기 하늘나라로 떠나셨다.
생전 친정엄마는 인지 능력 조금 나쁜 것 빼고는 건강하셨다. 강릉에서 혼자 사시다가 인지가 나빠지셔서 우리 집으로 모셔왔다. 남동생도 두 명 있지만, 딸인 우리 집이 편하다고 하셔서 함께 살게 되었다. 우리 집에서 사시면서 편하다고 하셨다.
인지가 나쁘기 전에는 동치미 무를 소금에 굴려서 소금에 절인 고추와 갓을 넣어 항아리에 동치미를 만들어주셨다. 짭짤한 동치미가 참 맛있었는데, 친정 엄마표 동치미를 이제 더는 먹을 수 없다.
친정엄마는 동치미를 참 좋아하셨다. 가래떡을 구워서 동치미와 드리면 잘 드셨다. 동치미 무보다도 국물이 시원하다며 잘 드시곤 했다. 작년 겨울에도 동치미와 가래떡을 드렸는데 올겨울에는 대접해 드릴 친정엄마가 안 계시다. 그래도 친정엄마가 생각나서. 딸인 나는 올해도 동치미를 담그려고 한다.
우리 집은 신정을 지낸다. 아들이 결혼하면서부터 신정을 쇠었다. 설날에는 며느리에게 아들과 함께 친정에 가서 부모님을 뵙고 오라고 했다. 며느리에 대한 작은 배려다. 예전에도 우리 집은 설날에는 차례상을 따로 차리지 않고 간단하게 떡국을 끓여서 먹었다.
떡국은 동치미와 같이 먹으면 맛있다. 다음 주가 1월 1일 신정이라 오늘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동치미를 담갔다. 시골에 사는 동생에게 배워서 작년 설 즈음에 한 번 담가 보았다. 간단하게 만들 수 있지만, 맛은 옛날 동치미와 거의 같다.
성탄절이라 교회에서 성탄절 예배를 드리고 오면서 마트에 들렀다. 잘생긴 무 2개와 아삭이 고추 한 봉지, 쪽파, 마늘을 샀다. 재료도 아주 간단하다. 작년에 적어둔 레시피가 있어서 그대로 담갔다.
초 간단 동치미 담그기 우리 집 레시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