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1월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2030 엑스포 부산 유치 불발과 관련해 대국민 담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에서 새는 바가지가 밖에서도 샌다는 말이 있듯이, 윤 정권은 외정에서도 죽을 쑤고 있습니다. 윤 대통령이 올 1년 동안 역대 최대 경비(578억 원)를 쓰면서 역대 최다(13차례)로 해외를 쏘다녔는데도 불구하고 그렇습니다. 한마디로, 빈 수레가 더욱 요란했던 그들만의 화려한 해외 나들이에 불과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외정의 실패에서 단연 첫손가락에 꼽히는 사건은 '2030 부산 엑스포' 유치전의 참패입니다. 무려 5744억 원을 처들이면서 겨우 29표를 얻는 데 그친 '비용 대비 효과'의 처절함은 둘째 친다고 해도, 투표 결과 발표 직전까지 119표를 얻은 사우디아라비아에 역전승을 거둘지도 모른다는 환상 아래 축하연과 축하공연까지 준비했다는 '정신 승리법'의 사고는, '설명 불가'라고 설명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것도 우리나라를 제외한 거의 모든 나라가 사우디의 압승을 예견한 상태였는데도 말입니다. 정보 수집력과 판단력이 이토록 고장 난 윤 정권의 외교·안보 담당자들에게 과연 이 나라의 안위에 대한 책임을 맡겨도 될 것인지 심히 의문을 품게 합니다.
그래도 윤 정권은 8월 미국 캠프 데이비드 한미일 정상회담과 공동성명을 최대의 외교 치적으로 꼽을 겁니다. 한미일 3각 동맹의 강화로 이전보다 북한에 대한 억지력을 높인 것은 사실이지만, 이 회담 이후 북한과 러시아가 급속하게 밀월관계에 들어가고 중국과 냉랭한 관계가 이어지며 한반도 긴장이 더욱 고조되고 있습니다. 이런 반작용을 보면, 이 회담은 한국의 일방적 희생으로 미국과 일본에만 좋은 일 시켜준 외교적 사건으로 보는 게 타당합니다. 삼각동맹을 위해 회담 전에 한국은 역사 문제에서 일본에 굴욕적으로 머리를 조아렸고, 회담 후에는 부산 엑스포 참사에서처럼 다극화하는 국제질서 속에서 고립되는 쓴맛을 보고 있습니다.
내·외정에서 윤 정권의 복합적인 실패가 수치로 나타난 것이, 윤 대통령에 대한 '30%대 지지- 60%대 반대'의 고착화 현상입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최근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선택한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체제입니다. 윤 정권이 국민의 생활과 복지, 안위는 안중에도 없이 권력의 단맛을 즐기다가 내년 총선에서 참패할지 모른다는 위기의식 속에서 꺼내든 최후 수단이 '윤 대통령의 아바타' 한동훈 당겨쓰기인 셈입니다.
친윤 매체들의 위장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