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밤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 성매매 집결지 입구. 내부순환로 교량 아래 정릉로 쪽이다. 일대 재개발로 인해 폐쇄를 앞두고 있지만 밤에는 여전히 성매매 영업이 이뤄지고 있었다.
김성욱
이곳이 도시환경정비구역으로 지정된 건 2009년이다. 이후 15년 가까이 표류하던 재개발이 급물살을 탄 건 근래 하월곡동 성매매 집결지 상권이 쇠락했기 때문이라고 상인과 주민들은 설명했다. 2000년 전후 한때 업소 200여 곳, 성매매 여성 3000여 명에 이를 정도였지만, 온라인·모바일을 매개로 한 성매매가 늘고 용산·청량리·천호동 등 다른 집결지가 사라지면서 이곳을 찾는 발길도 차츰 줄었다는 것이다. 현재 서울의 성매매 집결지는 미아리와 영등포, 두 곳뿐이다.
한 성매매 여성(44)은 "그동안 재개발 얘기는 수도 없이 들었지만 업주들이 반대해 미뤄진 것"이라며 "2010년 초중반까지만 해도 아가씨들이 월 1000만 원 수익을 올렸을 정도니 업주들은 얼마나 현금을 쓸어 담았겠나"라고 했다.
그는 "성매매 업주·건물주들은 보상비 받고 나가는 것보다 여기 말뚝 박고 장사하는 게 훨씬 돈이 되고 현금 융통도 좋았기 때문에 재개발을 반대하다가, 장사가 안 되자 찬성으로 돌아서면서 교통정리가 된 것"이라며 "요즘은 손님이 없어 한 달에 300만~400만원을 못 벌 때도 있다"고 했다. 30분당 10만 원 가격 중 성매매 여성에게 돌아가는 것은 3만 5000원에서 4만원 정도라고 한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10년 전만 해도 미아리 텍사스가 있는 길음역 10번 출구 쪽은 물론이고 대로 건너편인 (길음역 9번 출구) 삼양로 언덕까지 성매매 업소들이 즐비했다"라며 "최근 대규모 신축 아파트 단지들이 들어서면서 삼양로 쪽 불법 업소들은 벌써 다 없어졌고, 학원이나 카페들로 채워지고 있다"고 했다. 지난해 삼양로 주변엔 37층 19개동, 2029세대 규모의 아파트 단지가 생겼고, 현재 삼양로에 보이는 업소는 5곳 정도였다.
집결지가 없어지는 자리엔 47층 10개동, 2244세대의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다. 현재 집결지 구역 내엔 성매매 업소뿐만 아니라 일반 주택들도 있는데, 방 세 칸 있는 집이 보증금 500만~1000만원에 월세 30만~60만원 선이다. 부동산 관계자는 "주택들이 워낙 노후해 주인들이 관리비라도 받자며 서울서 가장 싼 가격으로 세를 놓았었다"고 했다. 성매매 업소가 내는 월세는 150만~200만 원 선이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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