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3 관동대학살로 희생된 조선인, 중국인, 일본인, 오키나와인들을 추모하는 위패들
신아연
추모제는 조선인들만을 위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사진을 확대하여 보시면 아실 수 있습니다.
우측부터, '관동대학살 조선인 희생자 제위', '관동대학살 중국인 희생자 제위', '관동대학살 일본인 희생자 제위', '관동대학살 충승인 희생자 제위', 이렇게 중국인, 일본인, 충승인까지 함께 모셨습니다. 제위(諸位)란 '여러분'이란 뜻이고요.
충승인(沖繩人)은 '오카나와 사람'을 의미합니다. 한자 음역으로 오키나와를 '충승도'라고 한답니다. 오키나와 부두 노동자들이 특히 많이 희생되어 따로 위패를 모신 거지요.
그런데 왜 제 나라 사람인 일본인까지 죽인 건가 의아하실텐데요. 얼굴 생김이 같으니 구분이 안 되어 휩쓸려 죽은 사람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사회적 혼란을 틈타 반체제적 좌익들, 양심세력들을 그 참에 처치해 버린 결과라고 합니다.
거기에 더해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지난 글에 '쥬고엔 고쥬센(십오원 오십전)'을 본토 발음으로 할 수 있으면 일본인, 못하면 조선인, 이렇게 구분하여 죽였다고 했잖아요. 지인 말이, 일본에서 40년을 살았음에도 아직도 안 된다니 얼마나 고약한 발음인지 저로선 가늠도 안 됩니다.
그런데 일본 사람 중에도 혀 짧은 사람은 그게 안 되었던가 봅니다. 그 바람에 또 다수가 죽었다고 하니까요. 그런 상황을 모티브로 만든 관동대학살에 관한 일본 영화가 있습니다.
(*다음 기사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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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생. 이화여대 철학과 졸업. 저서 『스위스 안락사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좋아지지도 놓아지지도 않는』 『강치의 바다』 『사임당의 비밀편지』 『내 안에 개있다』 등 11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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