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환경연30주년 기념부산환경운동연합 안하원 상임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조영재
충북대학교 사회학과 홍덕화 교수가 '다시 갈림길에 선 한국 환경운동'이라는 제목의 의미심장한 발제를 했다. '공해추방운동연합'에서 시작해 30년을 지나면서 무수한 성공과 실패의 역사를 만들어낸 한국의 환경운동. 이제 전국 대오의 명실상부한 '환경운동연합'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다음 지적이 뼈를 때린다.
"한국에서는 온건한 이념과 관례적 운동방식에 기댄 환경운동단체들이 장기간 환경운동을 주도하고 있다."
"국가 주도 개발사업 반대운동을 중심으로 환경운동이 펼쳐진 탓에 시장권력과 기업권력을 정면으로 겨냥한 활동은 대단히 드물었다."
"체제 비판은 한국 환경운동에서 거의 찾아볼 수 없는 말이었다."
홍덕화 교수의 지적은 이렇게 이어진다.
"환경운동의 의제가 국가와 자본에 의해 수용, 포섭되는 일이 늘었다. 지속가능한 사회로의 전환, 지역, 자원순환 경제, 살림의 경제 등의 환경운동 비전은 국가와 자본에 의해 폭넓게 전유되고 있다."
기후위기가 인류문명의 위기로 이어지는 상황 속에서도 환경운동이 비전을 제시하고 있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이제는 단순히 '기후위기가 아니라 기후정의, 체제전환'을 이야기해야 하고 "탈성장 같은 새로운 비전"을 당당히 선포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리고 이렇게 결론을 내린다.
"체제 전환은 환경운동의 분화, 분기를 촉발하는 쟁점이 될 것이다."
체제 전환과 탈성장의 비전을 제안하는 홍덕화 교수의 발제에 충분히 공감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