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전 서울 관악구 신림동 야산 등산로 성폭행 살인 사건 현장에 시민이 피해자를 추모하며 두고 간 편지와 꽃다발이 나무에 걸려 있다.
유성호
결심 공판 현장에는 피해자의 친오빠가 유족 대표로 나와 사건 당일인 8월 17일의 상황을 복기하며 말을 이었다. 그는 재판 내내 멈추지 않는 눈물을 닦으며 태도가 불량한 최씨 모습을 눈을 떼지 않고 지켜봤다.
"부산에서 살고 있다. 그날 경찰에서 전화가 왔는데 동생이 강간을 당해서 뇌사 상태라고 하더라. 처음에는 보이스피싱인 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더라. 어머니 모시고 서울로 가야겠다는 생각만 들어서 운전을 해서 새벽에 도착했다. 병원에 가니 '오늘을 넘기기 힘들 것 같다'고 하더라. 그래서 동생 얼굴을 봤다. 온몸이 상처투성이였다. 기계 같은 걸로 숨만 간신히 쉬고 있었다. 아무런 대화도 못 나누고 이틀 뒤에 동생이 사망했다."
오빠는 살인의 고의성을 부인하는 최씨를 향해서도 말을 이었다.
"처음에는 너클 밖에 못 들어서 동생이 너클에 맞아서 죽은 줄 알았다. 장례 마치고 나중에 보니 뉴스에서 목이 졸려서 죽은 거 같다고 하더라. 부검 결과도 그렇게 나오더라. 그런데 (최윤종은) 지금 또 아니라고 하고 있다. 부검 결과를 수백 번 읽었다. 객관적 증거가 있는데 목을 조르지 않았다는 게 전혀 이해가 안 간다."
그는 "앞으로 이런 피해자가 또 생기지 않도록 가해자가 꼭 합당한 벌을 받았으면 한다. 그래야 이런 일을 계획하는 잠재적 범죄자들도 겁을 먹고 죄를 안 저지르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하며 "이런 일이 없었으면 (교사인 동생이) 학생들하고도 친구처럼 잘 지내고 했을 텐데 너무 아깝다"라고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오빠의 눈물 섞인 발언에 법정에 있던 방청객과 기자, 심지어 법원 직원까지도 눈시울을 붉혔다.
최씨에게 사형을 구형한 검찰은 "최윤종은 CCTV가 없는 곳에서 범행을 하면 빠져나올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피해자가 자신의 얼굴을 본 순간부터 살려줄 생각이 없었다"며 "최윤종은 피해자가 보내달라고 했음에도 너클을 낀 주먹으로 재차 때리고 자신의 범죄행위를 은폐하기 위해 목을 졸랐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은 피고인이 낮 시간 도심 내 공원 등산로에서 일면식도 없는 사람을 성폭행하고 살인한 것으로, 이런 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가장 중한 처벌을 피할 수 없다는 인식이 퍼지도록 상응하는 처벌이 필요하다"라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최씨는 지난 8월 17일 서울시 관악구 관악산생태공원과 연결된 목골산 등산로에서 30대 여성인 피해자를 성폭행하려 철제 너클을 낀 주먹으로 무차별 폭행하고 최소 3분 이상 목 졸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피해자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고 이틀 뒤 저산소성 뇌 손상으로 숨졌다.
재판부는 최씨에 대한 1심 선고를 내년 1월 22일 오후 2시로 예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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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한 최윤종, 판사 "똑바로 앉아라"... 검찰, 사형 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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