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년만에 우승으로 소원을 성취했다는 뉴스 때문일까. LG트윈스가 2위로 등극했다는 타이틀과 함께 당대 최고의 마무리 투수가 두 자리 승수를 올렸다는 제목을 대문짝만하게 찍어낸 스포츠신문 1면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발행된 날짜를 보니 ‘1991년 7월 4일’이다. 요즘에는 감히 시도조차 못하는 컬러풀한 표지 위로 오래 전, 이곳의 잔재물 등이 수북하게 쌓여있다.
필립리
'김용수 10승', 29년만에 우승으로 소원을 성취했다는 뉴스 때문일까. LG트윈스가 2위로 등극했다는 타이틀과 함께 당대 최고의 마무리 투수가 두 자리 승수를 올렸다는 제목을 대문짝만하게 찍어낸 당시 일간스포츠 1면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뉴스가 발행된 날짜를 보니 '1991년 7월 4일'이다. 요즘에는 감히 시도조차 못하는 컬러풀한 표지 위로 오래 전, 이곳의 잔재물이 수북하게 쌓여있다. 빛바랜 신문, 녹슬어 찢겨진 슬레이트, 시간을 가늠하기 힘든 소주병, 철거 때 생긴 모래더미까지. 분명 수십년 전, 이곳에선 전국을 들썩였던 야구를 보면서 자신의 응원팀에 소주잔을 기울였음이 분명하다.
인천시 동구청 인근의 경찰서 앞 구불구불한 2차로를 지나 작은 삼거리에 진입했다. 초입구에 마주한 이층짜리 건물의 한 쪽 벽면은 형형색색의 디자인으로 뒤덮였다. 멀리서도 한눈에 보이는 건물의 하얀 간판에는 '배다리 아트스테이 1930'이라 적혀있다. 아치형의 적벽돌로 장식된 정문을 들여다보니 오래된 성곽을 헤쳐나가는 분위기를 연상케한다.
비록 인조지만 사방을 덮은 수풀은 아늑함마저 풍긴다. 입구를 따라 오른쪽에 보이는 재래식 변기 안에는 각양각색 꽃들이 채워졌다. 변기에 꽃이라니. 상충된 이미지를 한 공간에서 공유한 것이 이채롭다. 이것은 안을 유심하게 들여다보게 만들려는 기획자의 세심한 아이디어로 추측된다. 그 위로 보이는 주소 현판. '금곡로 11번길'. 내비게이션을 검색해 찾아왔던 '배다리 아트스테이 1930'의 주소가 방문객의 머리를 각인시킨다.
여인숙에서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한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