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전세사기피해자대책위원회는 5일 저녁 대전시청 남문광장에서 200여명의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전세사기피해 특별법 개정과 대책마련을 촉구하는 집회를 개최했다.
오마이뉴스 장재완
이어 자신의 자녀가 전세사기 피해를 당했다고 소개한 A씨가 발언에 나섰다. 그는 "여기에 계신 20·30대 젊은 분들을 보니까 정말 너무 가슴이 아프다"면서 "부모님이 물려주신 자그마한 땅도 팔고, 아이가 알바하고 대출을 받아 마련한 전세금을 사기 당했다. 아이는 지금 멘탈이 무너진 채 직장을 다니고 있다. 저는 아이가 어떻게 될까봐서 매일 2시간씩을 달려서 대전에 오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말 이게 나라입니까, 전세사기 피해자가 전국적으로 수만 명이 속출하고 있고, 피해액이 수조원에 달한다고 하는데도 정부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며 "도대체 이게 무슨 나라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평범한 30대 직장인이라고 소개한 B씨도 발언에 나섰다. 그는 "고향을 떠나 대전에 와서 10여 년 동안 월세살이를 하다가 모은 돈 3천만 원과 대출금 1억 원으로 전세를 구했는데 사기를 당했다"면서 "그로 인해 결혼도 무기한 연기하게 됐고, 신혼의 단꿈과 아이를 낳고 평범한 가정을 꾸리는 꿈도 모두 깨어져 버렸다. 저는 막막한 현실을 비관하며 눈물이 멈추지 않은 채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다"고 자신의 상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전세 사기는 타인의 전 재산을 뺏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 한 사람의 미래와 희망을 통째로 빼앗는 살인 행위"라고 강조하고 "허점과 한계가 많은 지금의 전세사기특별법은 피해자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유명무실한 법이다. 피해자들이 실질적으로 구제를 받고 더 이상 피해자가 늘지 않도록 특별법을 시급히 보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피해금액이 1억 8천만 원이나 된다고 소개한 피해자 C씨는 "저희 집 중개보조인은 선순위 보증금과 선순위를 허위로 알려줬고, 계약서상에도 허위 기재했다. 안정하고 깨끗한 집이라고 했다"며 "누군가는 '왜 전세사기인지 알아채지 못했느냐'고 하는데, 저희 건물 등기부 등본은 지금도 깨끗하다. 2~3개월 단위로 등기부등본을 확인해 봤다. 여러 가지 절차를 확인해 보고 들어온 집"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임대인, 중개사, 중개보조인까지 모두가 합세해서 속이는데 저희가 무슨 수로 당해낼 수 있었겠느냐"며 "심지어 그 일당들은 회사까지 설립해서 작정하고 저희 전세금을 편취했다. 저희는 지금 지옥에 살고 있다"고 말하고 흐느꼈다.
그러면서 "정부는 현 특별법을 사각지대 없이 보완하고, 선구제 후 회수를 적극 검토해서 피해자 구제에 힘써야 한다"고 촉구하고 "다가구 및 그 외의 사각지대에 놓인 모든 피해자들까지도 구제할 대안을 내놓는 것이 현 정부가 국가로서 해야 하는 의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피해자들의 발언이 이어질 때 마다 이를 듣고 있는 참가자들은 눈시울을 붉혔다. 또한 원희룡 국토부장관과 이장우 대전시장을 향해 험한 말을 하며 비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