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오름바람에 날리는 띠의 모습이 장관이다.
문운주
낮 12시, 점심 대신 아주머니가 준 귤로 배를 가득 채웠다. 종달 1 교차로를 건너 용눈오름길로 향한다. 주변에는 돌담에 둘러싸인 넓은 밭들이 많다. 무·당근밭이다. 현무암 돌담과 작물이 어우러져 연출한 자연공원 같기도 하다. 역방향 트레킹이라 올레꾼을 자주 만난다.
알오름은 용눈오름길에서 왼쪽방향이다. 화살표와 리본이 있어 길 잃을 염려는 없다. 밭에서 골라낸 돌들을 이용하여 경계에 담을 쌓았다. 돌담의 기술이다. 아귀를 잘 맞추고 틈새로는 바람이 통과하도록 했다. 센 바람이나 태풍에도 담이 무너지지 않는다고 한다.
정상은 해발 143.9m로 동네 산책길처럼 어렵지 않게 걸을 수 있었다. 성산포의 푸른 들판과 성산일출봉, 다랑쉬오름 등 제주 동부의 아름다운 풍광이 내려다 보인다. 바당올레길을 걸으며 올려다보던 오름이다. 색다른 감흥을 느낀다.
말의 머리처렴 생긴 말미오름
말미오름은 두산봉이라고도 부른다. 말미오름의 정상(해발 126.5m)에서는 시흥리의 들판과 성산일출봉, 우도, 동쪽 바다가 내려다보인다. 푸른 들판과 일출봉의 아름다운 조망에 잠시 발길을 멈춘다.
오후 1시 30분, 전망대에 올라서서 심호흡을 해본다. 우도와 성산일출봉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시원하다. 힘찬 기운이 가슴 깊숙이 스며든다. 3만 866 보에 23.57km를 걸었다. 내려가는 길이 가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