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훈민정음 서문 쓰기 개막식에서 작품 취지를 설명하고 있는 차재경 세종대왕기념관 관장
김슬옹
이번 행사를 기획하고 주관한 차재경 관장과 이야기를 행사장에서 나눴다. 차 관장은 관장직 외에도 한글문화단체모두모임 대표, 국어순화추진회 이사장, 한글사랑운동본부 대표직도 맡고 있다. 차 관장은
1971년에 세종대왕기념사업회에 입사해 한글운동, 세종운동을 해온 지 어느새 52년이 되었고 관장직은 맡은 지는 15년이 되었다. 다음은 차 관장과 나눈 이야기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한 것이다.
- 이번 행사를 기획한 동기는 무엇인지요?
"세종대왕기념관 개관 50돌을 기념하기 위한 가장 의미 있는 행사가 무엇인가를 고민했습니다. 세종께서 창제하시고 지으신 훈민정음 서문을 제목 포함하여 116자를, 다양한 분들이 직접 써서 병풍을 만들어보자는 기획을 했습니다. 서문은 제목을 빼면 108자인데 어려운 한자로 인한 백팔번뇌를 잊으라는 의미도 담겨 있으며, 한글을 창제 반포한 세종 정신을 기리는 의미도 있습니다."
- 글씨를 쓴 116명을 선정한 기준은 무엇인지요?
"대한민국의 유명 서예가들과 세종한글서예큰뜻모임 이사, 한글단체 대표, 학계와 예술계 원로 등 백열여섯 분께 부탁하여, 각각 한 자씩을 써서 116자를 공동으로 제작함으로써 오늘 의미 있는 병풍이 이루어지게 되었습니다."
- 이번 작품의 의의는 무엇인지요? 작품 전시 후 어떻게 할 것인가요?
"세종대왕을 높이 받들고 우리말과 한글을 아끼고 사랑하는 모든 서예가분들께서 손끝에 온 마음을 담고 붓끝에 온 정성을 모은 것이 가장 큰 의의입니다. 아마도 이 작품을 보는 모든 사람에게 가슴 깊이 뜨거운 감동이 널리 널리 퍼져서 세종대왕과 한글이 온 누리에서 영원히 빛났으면 좋겠습니다. 이 병풍은 우리 세종대왕기념관에 기증되어 영구히 보전 전시할 것입니다."
- 세종대왕기념관 관장을 오래 해 오셨는데 그간 가장 보람 있는 일은 무엇이었나요?
"초등학교 아이들이 기념관을 방문해 세종대왕을 제대로 알게 되었을 때가 가장 기뻤지만, 그래도 가장 보람 있는 일은 이번 작품 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귀중한 서예 작품이 많지만 아마도 116명의 정성이 담긴 이번 작품이 가장 존귀한 대작으로 자리잡을 겁니다.
- 마지막 글자는 직접 쓰셨는데 혹시 마음에 드는 글자가 따로 있는지요?
"'화룡점정'이라는 말도 있듯이, (행사를) 직접 기획한 이로서 마무리를 잘해야겠다는 마음으로 마지막 글자를 썼습니다. 모든 글자에 낙관도 찍혀 있어 참여하신 분들의 한결같은 정성이 깃들어져 있어 사실 어느 글자가 더 '멋있다, 훌륭하다' 얘기하기는 어렵지요. 다양한 개성이 드러난 것이 이번 작품의 주요 특징이니까요. 이번에 장사익 소리꾼, 김홍신 소설가 등 유명 연예인들도 힘을 모아주어 그 점도 좋았습니다. 다만 116명으로 제한하다 보니 미처 못 모신 분들도 있고 해서 아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