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열차 가족석에서 바라보는 창 밖의 푸른 바다
배은설
시야가 넓은 건 특석이었다. 바다를 향해 나 있는 투명한 통창과 마주 앉았다. 창밖으로 저마다의 특색을 담고 있는 기차역들이, 겨울을 맞아 서서히 색이 변해가는 나무들이, 푸른 하늘과 더 짙푸른 바다가 스쳐지나갔다. 탁 트인 푸른 동해 바다가 한눈에 들어왔다.
분위기는 살짝 다르다. 가족석이 함께 간식도 먹고 담소도 나누며 소풍 나온 듯 들뜬 분위기가 크다면, 특석은 그 구조상 아름다운 해안 풍경을 감상하기에 최적화돼 있어 좋았다. 특석만큼은 다른 멘트 방송 없이 음악을 틀어놓거나 잔잔한 분위기를 유지한다면 오롯이 풍경을 감상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개인적인 생각이 들기도 했다.
만약 당신에게 연인이 있다면, 예약할 곳은 당연히 프러포즈석이다. 바다를 바라보는 낭만적인 열차에, 게다가 단 두 명만 앉을 수 있는 좌석이라니. 따로 긴 설명이 필요 없을 것이다.
굳이 첨언해보자면 여기에선 와인이나 초콜릿, 승무원의 포토 서비스(사진촬영)까지 무료로 제공된다고 한다. 그러니 만약 바다열차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커플이라면, 조금이라도 빨리 프러포즈석을 예약해야하지 않을까. 바다열차 운행이 얼마 남지 않은 지금 같은 시점이라면 더더욱 말이다.
프러포즈석 예약을 놓친 것인지 특석에 앉아서 기차 여행을 하던 어느 커플은, 그러나 그곳이 어디든 상관없다는 듯 시종일관 즐거워 보였다. 특히나 남자 쪽은 더욱 기분이 좋은 듯 열차가 작은 역에 설 때마다 창밖의 모르는 누군가에게 손을 흔드는 모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