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제 10회 올해의여성노동운동상 김경숙상은 전국금속노동조합 서울지부 LG케어솔루션지회(왼)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더불어사는희망연대본부 이하나 상담사(오)가 공동수상하였다.
한국여성노동자회
당신은 나다
"일터로 돌아가기 위해 곡기를 끊은 이하나씨와 여성 해고노동자들의 복직 투쟁은 우리 여성 노동자 모두의 투쟁이기도 합니다. 한 노동자에 대한 부당해고는 우리 모두에 대한 부당해고입니다. 우리는 당신들 자본이 원하는 대로 더 이상 밀려나지 않겠습니다. 해고 여성노동자들의 복직이 곧 성평등입니다."
- 저축은행중앙회 콜센터 여성 해고노동자 복직을 촉구하는 여성노동자 선언문
용역업체 변경 과정에서 고용승계 약속을 어긴 효성ITX에 맞선 저축은행중앙회 통합콜센터 해고자들을 위해 당사자가 아님에도 투쟁에 나선 이하나 상담사. 그는 동료들의 부당해고에 반발하다 결국 사측으로부터 해고 통보를 받았다. 이후 그를 포함한 3명의 해고자들이 남아 투쟁을 이어갔고 그의 단식농성은 700명의 연대 단식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사회각계의 연대도 이뤄졌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이들은 마침내 저축은행중앙회 통합콜센터로부터 전원 복직을 약속받기에 이른다.
한국여성노동자회는 "콜센터 노동자를 내킬 때 쓰고 버리는 일회용 소모품으로 여긴 오만한 자본에 일침을 가한 귀한 승리다. 이 사회는 여성의 노동을 존중할 줄 모르고, 우리의 일터는 일하는 사람을 쪼개고 갈라놓는다. 이러한 행보를 멈춰 세우고, 동료의 손을 잡은 이하나의 행동은 우리에게 동료와 연대의 의미를 다시금 일깨워준다. 다정하고도 당당한 동료 이하나 상담사를 만나 기쁘다"며 선정의 이유를 밝혔다.
이하나 상담사는 "1월 1일에 거리 투쟁을 시작했다. 올해가 끝나기 전에 투쟁이 끝나 이 상을 받게 되었다. 우리 같은 사람이 또 세상에 나올 것 같아 지속한 투쟁이었다. 외롭지 않게 싸울 수 있도록 저희 3명을 조합원으로 받아준 더불어사는희망연대본부와 많은 연대단체들에 감사드린다. 계속해서 다른 투쟁사업장과 연대하겠다. '각성한 노동자를 이기는 자본과 권력은 없다'는 것을 증명하면서 사는 노동자가 되겠다"고 수상소감을 나누었다.
이어서 민주노총 금속노조 LG케어솔루션지회가 여성노동상 공동수상자로 선정되었다. 노동자 대다수가 비정규직이거나 업무위탁계약을 맺은 특수고용직인 방문점검노동자들은 열악한 노동조건에 대해 목소리를 냈다. 유류비조차 자부담을 해야 하고 고객의 폭언과 폭력에 무방비 노출되는 업무환경은 이들의 노동권을 심각하게 침해했다. 결국, 이들은 노조 출범 2년 3개월 만에 방문점검 업계에서는 처음으로 단체협약을 이뤄냈고, 노동조합 활동 보장, 위급상황 시 작업중지 등 다양한 권리를 보장받았다. 노동법상 근로자성조차 인정하지 않던 법원에서도 노동자성을 인정했다.
한국여성노동자회는 "매니저를 채용한다는 달콤한 말로 불안정 노동을 감추었으나, 육아와 가사를 전담하며 경력단절을 겪은 중년 여성들에게 다른 선택지는 없었다. 그러나 현실은 이들을 건당 수수료에 의존하는 저임금 일자리로 내몰았다"며 이들의 싸움을 두고 "여성노동자가 뭉치면 얼마나 강인한지를 몸소 보여주었다. 함께하여 이뤄내는 여성노동자의 당당한 모습에서 김경숙 열사의 정신을 본다"며 LG케어솔루션지회를 선정한 이유를 밝혔다.
이에 LG케어솔루션지회 김정원 지회장은 "22살 어린 나이에 자본에 맞서 목숨 걸고 투쟁했던 열사의 정신을 이어받을 수 있을까 부담이 된다. 열사의 정신을 이어받아 여성노동자, 특수고용노동자가 권력에 굴하지 않고 신분의 굴레를 벗고 마음대로 노조활동하며 대우받는 사회 만들기 위해 노력하라는 의미로 알겠다. 앞으로 계속 투쟁하고 전진하겠다"라고 수상소감을 나누었다.
"노동은 배신하지만 동료는 배신하지 않아"